[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이번 주말 TV 안방극장에선 어떤 영화들이 시청자들을 맞이할까? 지상파, 종편 TV 편성 영화부터 슈퍼액션, 채널 CGV의 신작 영화까지, 이번 주말 편안하게 집에서 TV로 볼 수 있는 다양한 영화들을 소개한다.

 

1월 13일 토 0시 25분 EBS1 '앤젤스 셰어: 천사를 위한 위스키' (2012년)

감독 - 켄 로치 / 출연 - 폴 브래니건, 존 헨쇼, 게리 메이틀랜드, 자스민 리긴스, 윌리엄 루앤 등

노동자와 사회 빈민 이야기를 시종일관 그려온 켄 로치의 관심사는 이번에도 여전하다. '빵과 장미',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자유로운 세계' 등을 비롯해 켄 로치와 오랫동안 함께 일해온 시나리오 작가 폴 래버티가 이번에도 함께 했다. 서사의 드라마틱한 전개보다는 캐릭터 묘사에 공을 들이는 방식이다. 스코틀랜드의 백수 청년들을 직접 만나가며 취재를 통해 완성한 대본이기도 하다. 그 과정에서 주인공 '로비' 역의 폴 브래니건도 발굴했다. 폴은 연기 경험이 전무한 비전문배우이자 실제로 실업자로 극 중 로비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생생한 현장감을 토대로 켄 로치의 영화답게 유머도 빠지지 않는다. 직장도 없고, 있는 직장에서도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태에 처한 하층 계급 노동자들이지만 그들의 대화에는 위트가 있다. 물론 이때의 유머는 현실에 대한 묘한 비틀기, 신랄한 풍자이기도 하지만 자신들의 지질한 현실을 받아들이는 힘이기도 하다. 이런 지점들이 상위 1%만이 맛본다는 고급 위스키를 그 사회의 하위 1%의 인간들의 강탈하는 소동극에 활기를 더한다.

 

1월 13일 토 22시 00분 채널 CGV '비정규직 특수요원' (2017년)

감독 - 김덕수 / 출연 - 강예원, 한채아, 조재윤, 김민교, 남궁민 등

보이스피싱으로 날아간 국가안보국 예산을 찾기 위한 비정규직 국가안보국 내근직 요원과 지능범죄수사대 형사의 잠입 작전을 그렸으며, 국내영화에서 보기 힘든 여자배우를 주연으로 내세웠던 코미디 액션 영화. 강예원과 한채아 두 여배우의 코믹 연기와 더불어 당시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었던 국정원과 경찰을 영화로 풍자한 점이 특징이다.

 

1월 13일 토 22시 55분 EBS1 '마스터 앤드 커맨더: 위대한 정복자' (2003년)

감독 - 피터 위어 / 출연 - 러셀 크로우, 폴 베타니 등

영화 제작 당시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던 1억 5천만 달러를 들여 만들었다. 고증에 철저히 입각해 만들어진 영화는 당대의 한폭을 세밀 묘사한 박물지에 다름 없다. 두 척의 HMS 서프라이즈호 세트는 당대의 조선 기술에 따라 못을 쓰지 않은 나무만으로 제작되었다. 한 척은 바닷물에 띄우는 용도로, 다른 한 척은 멕시코 바하 스튜디오의 수조에 띄워 촬영하는 용도로 쓰였다. 중반부, 갈라파고스 섬 장면은 합성이 아닌 실제로 촬영된 부분이다. '마스터 오브 커맨더:위대한 정복자'는 에콰도르 정부와 갈라파고스 국립공원으로부터 최초로 갈라파고스 섬 내부 촬영을 허가 받은 영화다. 기이하고 낯선 동식물의 등장만으로 영화는 경이로운 간접 체험이 된다. 다만 이구아나를 손으로 만지는 장면 등은 야생종의 보호를 위해 평범한 이구아나를 염색해 촬영했다고 한다.

 

1월 13일 토 23시 00분 OCN '존 윅-리로드' (2017년)

감독 - 채드 스타헬스키 / 출연 - 키아누 리브스, 리카르도 스카마르치오, 로렌스 피시번 등

'매트릭스' 시리즈와 '콘스탄틴'에서 인상깊은 액션을 선보였던 키아누 리브스의 '존 윅' 시리즈 두번째 편. 킬러에 은퇴한 후 평범한 삶을 보내던 '존 윅'이 세계 마피아 연합을 탈취하려는 동료의 계획으로 물거품이 되어 로마로 향하게 되는 이야기로, 전 편인 '존 윅'의 흥행부진을 말끔히 씻어내는 데 성공했다. 사실적이면서도 훌륭한 액션 장면과 촬영 기법이 더욱 발전했음은 물론, 스케일과 영상미도 제대로 갖추어졌다. 그리고 킬러들의 세계에 대한 자세한 설정들을 시각적으로 잘 보여준 점, 클리셰를 깨부순 일부 전개 등 호평을 받았다.

 

1월 14일 일 13시 55분 EBS1 '터미네이터' (1984년)

감독 - 제임스 카메론 / 출연 - 아놀드 슈왈제네거, 마이클 빈, 린다 해밀턴, 랜스 헨릭슨, 폴 윈필드 등

제임스 카메론의 뛰어난 기획력이 아니었다면 성공하기 힘들었을 영화다. '터미네이터'는 제작자 게일 앤 허드에게 대본이 단돈 1달러에 팔린 작품이었고, 제작비는 650만 달러에 불과했다. 게다가 제임스 카메론은 주목받지 못한 신인 연출가인데다 주연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연기 못하기로 이름난 배우였다. 하지만 미래로부터 온 사이보그와 현생 인류의 대결을 전면에 내세우며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발연기'까지도 품어낸 이 디스토피아적 SF 액션영화는 이후 나오는 숱한 사이보그 영화의 전범이 된다. 영리하고 경제적인 특수효과의 도움도 부정할 수 없다. 제작비 문제로 '터미네이터'는 미니어처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기술을 많이 활용했다. 당시만 해도 디즈니 스튜디오 출신의 평범한 특수효과 스탭이었던 스탠 윈스턴은 '터미네이터' 이후 할리우드의 가장 뛰어난 특수효과 장인으로 승승장구한다. 오스트리아 출생으로 영어 발음조차 어색했던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멜 깁슨, 마이클 빈과 랜스 헨릭슨을 제치고 운명의 주인공으로 낙점되었다.

 

1월 14일 일 22시 55분 EBS1 '말죽거리 잔혹사' (2004년)

감독 - 유하 / 출연 - 권상우, 이정진, 한가인, 천호진, 이종혁 등

유하 각본, 연출작. 유신 말기, 개발 붐에 들어간 강남의 한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감독 자신의 자서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삼고 있다. '말죽거리 잔혹사'의 최초 제목은 '절권도(截拳道)의 길'. 1978년 유신 말, 강남 말죽거리의 한 고교로 전학하게 된 남학생의 성장기를 그렸다. 제41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권상우가 남자인기상을, 제4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부문 시나리오상을 받았다. 제25회 청룡영화상에서 미술상을 받았다. 그 외 '선도부'로 출연했던 이종혁이 '말죽거리 잔혹사'를 통해 관객들에게 인지도를 쌓기도 했다.

syrano@mh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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