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국내 영화시장에서 상업영화만의 특성을 강조하려는 흐름에 따르지 않고, 오로지 진실을 파헤치고 내던지는 돌직구 같았던 故 홍기선 감독의 유작 '1급기밀'은 진작에 나왔어야 할 영화였다.

오랜 세월 문제 되어왔던 병폐 '방산비리'를 그동안 시사프로그램이나 뉴스에서 접했을 뿐, 영화작품으론 한 번도 등장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무도 직접 나서려고 하지 않은 이 시점에 용기 있게 돌직구로 현 사회의 문제점을 들추어냈다는 시도와 관객에게 전하고픈 메시지는 칭찬받아야 마땅하다.

1998년 처음으로 폭로했던 故 박대기 군무원과 2002년 조주형 대령의 고발, 그리고 2009년 해군 장교 김영수 소령의 양심선언을 모티브 삼아 '1급기밀'은 '박대익'이라는 한 인물에 압축시켜 신념과 앞날을 놓고 끊임없이 내적갈등을 펼치고 싸워야 했던 한 사람의 일대기로 잘 포장했다.

여기까진 좋았으나, 후반부로 이어지는 과정과 통쾌한 결말로 사이다를 안겨주려 했던 연출방식에 뭔가 김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정의는 살아있어야 하고 악인은 벌 받아야 한다'는 권선징악의 교훈을 전달해야 하는 취지는 충분히 알겠으나, 엉켜있던 실타래가 너무나 쉽게 풀어져 약간 아쉬운 맛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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