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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박정기의 공연산책 2017년 걸작공연 10선

박정기의 공연산책 2017년 걸작공연 10선

1, 극단 디렉터그42의 라지브 조세프 작, 마정화 번역 드라마터그, 마두영 연출의 <상처투성이 운동장>

[문화뉴스MHN 아띠에터 박정기] 혜화동 선돌극장에서 극단 디렉터그42의 라지브 조세프(Rajiv Joseph) 작, 마정화 번역 드라마터그, 마두영 연출의 <상처투성이 운동장(Gruesome, Playground, Injuries)>을 관극했다.

라지브 조셉((Rajiv Joseph, 1974~)은 마이애미 대학(Miami University) 에서 창작 작문 학사 학위를 받았으며 뉴욕 대학교의 티취 스쿨(NYU의 Tisch School of Arts)에 극작가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세네갈의 평화 봉사단(Peace Corps in Senegal)에서 3 년간 봉사한 경력의 소유자다.

작품으로는 브로드 웨이 연극 <바그다드 동물원의 벵골 호랑이>로 2010 년 퓰리처 상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으며 국립 예술기금재단 (National Endowment for the Arts)에서 뉴 아메리칸 플레이 (Newstanding New American Play) 상을 수상했다.

라지브 조셉의 뉴욕 프로덕션(New York productions)에서는 <상처투성이 운동장(Gruesome Playground Injuries 2011)>, <종이 밖으로 나온 동물들(Animals Out of Paper, 2008)>, <레오파드와 폭스 (The Leopard and the Fox, 2007)>, <알터 에고 (Alter Ego, 2007)>, <헉 &홀든(Huck &Holden, 2006)>, <호수 효과(The Lake Effect, 2006)> <메두사 시체(The Medusa Body, 2006)> 등을 발표 공연했다.

마정화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극학과 전문사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공연예술학 박사과정을 수료하였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연구소 연구원을 역임하였다. 번역서로는 <오스카 와일드 단편집>이 있고, 공저로는 <오래된 예술, 새로운 무대: 한·중·일 공연예술 찾기>, <오래된 무대, 새 길을 찾다>, <예술과 과학, 서로 넘겨다 보다: 현대 과학과 예술>이 있고, 번역 작품은 <단편소설집> <러브> <퍼디미어스> <마리아와 함께 아 아 아 아 > 등이 있다.

마두영은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 출신의 연극배우이자 뮤지컬 배우 겸 연출가다. 연출작으로는 <나는 바람> <상처투성이 운동장>이 있고, 출연작으로는 <옥상 위 카우보이> <모험왕 신모험왕> <안티고네> <태풍기담> <불역쾌재> <앞집아이> 영화 <하류인생>에 출연한 미남배우이자 연출가로 마정희 선생과 이홍이와 함께 극단 디렉터그 42를 창단한 장래가 발전적으로 예측되는 연극인이다.

무대는 백색의 삼면 벽으로 이루어진 거실이다. 4각형의 크고 작은 수많은 액자가 삼면 벽에 부착되어 있고, 벽 앞으로 옷장, 서랍장, 그 외의 크고 작은 장이 놓여있고, 액자 옆으로 종이컵을 모아서 붙인 조형예술작품도 무대 좌우 액자 옆 벽면에 부착되어 있다.

액자 속에는 그림이나 사진이 없는 흰 바탕만 보이고, 정면 벽과 액자 옆으로 8, 13, 18, 22, 28, 33. 38 같은 숫자의 조각물도 함께 삼면 벽에 붙여놓았다. 무대 중앙에 침대로 보이는 백색의 조형물 두 개가 자리를 잡고, 조형물 두 개를 합쳐놓으면 더블베드가 된다.

객석에서 바라보이는 왼쪽 벽면에 등받이 벤치의 앞쪽을 벽에 대어놓았고, 오른쪽 벽면에는 등받이가 없는 벤치가 놓여있다. 여러 개의 스크린 같은 차단벽을 가로 세로 천정에서 내려진 끈에 메달아, 출연자가 장면변화에 따라 스크린을 올리거나 내리면서 극을 이어간다.

정면 벽 중앙에 백색원형의 쓰레기통이 있고, 남녀 2인이 출연하는 2인극으로 장면전환 때마다 무대에서 의상을 갈아입고, 후반부에는 남자출연자가 환자이동의자인 휠체어를 타고 등장한다. 무대 좌우에 등퇴장 로가 있다.

<상처투성이 운동장(Gruesome Playground Injuries)>에서 마음의 상처는 피부와 연골의 상처보다 훨씬 심한 것으로 표현된다. 낭만적이기는 하지만 이 연극에서는 수십 년 동안 젊은 남녀 한쌍의 사랑싸움이 아닌 사랑 씨름으로 엮어진다.

더그 (Doug)는 위험에 신경 쓰지 않는 매저 키스트 (masochist) 성격의 인물이다. 8세 시절부터 38세에 이르기까지 자전거로 천정에서 뛰어내리거나, 옥상, 높은 전봇대, 얼음 언 호수바닥으로 뛰어내려 온몸에 상처를 입고 골절이 되면서도 그 성격을 고치지 못 하지만 30년 동안 한 여인만 사랑한다. 반면에 케일린(Kayleen)은 정신박약 증이 있는 것처럼 보이고 신경질적인 성격으로 알약을 복용해야 진정되는 여인이다.

배를 가르고 넓적다리를 칼로 긋기도 한다. 케일린(Kayleen)은 물론 중간에 더그(Doug) 대신 다른 남성에게 한눈을 팔 때가 있지만 30년 동안 더그(Doug)의 사랑을 기다린다. 더그(Doug)와 케일린(Kayleen)이 8 살이 될 때부터 38 살이 될 때까지 두 사람이 사랑의 대상으로 출발해 곧 결합이 될 듯 보이지만 3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고 만다. 18 세의 더그(Doug)가 케일린 (Kayleen) 침실을 방문하기도 하지만 침대에 들기 직전에 불발에 그친다.

연극의 후반부에서는 두 남녀가 5 년에 한 번 만날 뿐이지만 두 사람의 대화는 서로의 삶 속에서 매일 존재하는 것처럼 전개가 된다. 비정상적인 사랑이지만 관객은 중단했던 곳에서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로 몇 번을 되돌아오면서 30년 동안 두 사람이 왜 떠나서 되돌아오는지에 대해 이해하게 되고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한다.

그리고 두 사람의 상처나 골절 또는 친부모의 죽음 같은 몸과 마음의 고통도 사랑이라는 신비스러운 감정 때문에 치유가 되어가는 과정과 대단원에서 환자이동의자에 몸을 싣고 들어오는 더그 (Doug)와 그를 지켜보는 케일린(Kayleen)의 마지막 장면을 바라보며 관객은 자신도 모르게 과거 자신의 사랑을 떠올리게 되고 각자 손수건을 꺼내 눈으로 가져가는 모습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백종승이 더그 (Doug), 조아라가 케일린(Kayleen)으로 출연해 8세부터 38세까지의 변화를 연기로 표현해 낸다. 두 사람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성격창출과 의상변화 그리고 상처부위의 변모에 이르기까지 열정과 기량을 다함으로 해서 관객을 극 속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마지막에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무대 서지영, 조명 노명준, 의상 김미나, 음향 정혜수, 분장 장경숙, 조연출 김유림, 그래픽디자인 황가림, 사진 김한내 장우제, 기획 나희경 등 제작진과 스태프 진의 열정과 노력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디렉터그42의 라지브 조세프(Rajiv Joseph) 작, 마정화 번역 드라마터그, 마두영 연출의 <상처투성이 운동장(Gruesome, Playground, Injuries)>을 2017년 새해 벽두를 장식하는 우수 걸작 연극으로 창출시켰다.

2, 크리에이티브 리더스 그룹 8의 베르나르 베르베르 원작, 이세욱 역, 문삼화 각색 연출의 <인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크리에이티브 리더스 그룹 8의 베르나르 베르베르 원작, 이세욱 번역, 문삼화 각색 연출의 <인간>을 관극했다.

Bernard Werber(1961 ~ )는 프랑스 미디피레네주(州) 오트가론 데파르트망의 수도인 툴루즈에서 태어났다. 일곱 살 때부터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독특한 소재에 기발한 상상력을 가미한 작품을 썼다. '별들의 전쟁' 세대에 속하기도 하는 그는, 고등학교 때 만화와 시나리오에 탐닉하면서 만화 신문 '유포리 Euphorie'를 발행하였다.

이후 '올더스 헉슬리'와 'H. G. 웰즈'를 사숙하면서 소설과 과학을 익혔다. 1979년 툴루즈 제1대학교에 입학하여 법학을 전공하였다. 대학 졸업 후에는 '르 누벨 옵세르 바퇴르'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과학 잡지에 개미에 관한 평론을 발표했다. 1991년 120여 회의 개작을 거친 《개미》를 발표하여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이는 출간 즉시 프랑스의 모든 매스컴에서 격찬을 받았으며 이 작품으로 '과학과 미래'의 그랑프리와 '팔리시'상을 받기도 하였다. 이때부터 베르베르는 전업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그를 개미 전문가로 간주하는 것에 화가 나서 그는 같은 소재를 가지고 전혀 다른 이야기를 만들려고 시도했고, 프랑스에서 1992년 《개미의 날》을 출판하였다. 그리고 1993년에는 자신의 작중 인물 에드몽 웰즈가 집필했다고 설정되어 있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비소설 문학으로 출판하였다.

베르베르는 또한 세계의 모든 종교와 신화들에서 공통점을 발견하여 티베트와 이집트의 죽음에 관한 경전들을 연구하였고, 1994년에는 타나토노트라 불리는 새로운 모험가들이 천국을 탐험하는 이야기를 다룬 소설 《타나토노트》를 출간한다. 1995년에는 《개미》와 《개미의 날》의 후속작인 《개미 혁명》을 출간하여 '최소 폭력의 길'과 '인프라 월드'라는 개념을 창시했다.

2002년 《뇌》, 2005년 단편집 《나무》에 이어 2007년 《파피용》을 펴낸 그는 《개미》와 같은 미시적인 세계, 《천사들의 제국》과 같은 영적인 세계를 넘어 광대한 우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008년에는 앞서 집필했던 《나무》의 '어린 신들의 학교'에서 언급된, 베르나르 베르베르식 우주의 완성판이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최대 히트작 《신》을 펴냈다.

이 책은 《타나토노트》, 《천사들의 제국》에 이은 후속작으로 영계 탐사 시리즈의 완결판이다. 뒤이어 단편 소설집 《나무》와 같은 형태의 단편 소설집 《파라다이스》를 펴냈고, 2009년에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의 3번째 증보판과 미래를 볼 수 있는 소녀의 이야기 《카산드라의 거울》을 펴냈다. 2011년에는 한 코미디언의 죽음을 통해 웃음의 역사를 탐색하는 《웃음》을 썼고, 2013년에 《제3인류》라는 인류의 역사와 미래를 담은 책을 냈다.

베르베르의 작품들은 35개국어로 번역되었고 전 세계적으로 1천 5백만부가 팔렸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마르크 레비(Marc Lévy)와 함께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읽힌 현대 프랑스 작가중에 한명이다.

문삼화는 2003년 연극 <사마귀>로 공식 데뷔하여 10년 넘게 연출가로 살아온 베테랑이며 공상집단 뚱딴지의 대표를 맡고 있다. 연출작품은 <잘자요 엄마> <뽕짝> <바람직한 청소년> <뮤지컬 균> <세자매> <일곱집매> <언니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너 때문에 산다> <쿠킹 위드 엘비스> <백중사 이야기> <Getting Out> <라이방> <사마귀> <밥> <블랙 버드> <대한국 사람> 등을 연출했다.

2003평론가협회선정 올해의 베스트3, 2004밀양 여름공연예술축제 제3회 젊은 연출가전 최우수작품, 2005 서울연극제 연기상, 신인연기상, 2006 거창 국제공연 예술제 남자연기상, 2008 서울문화재단 젊은 예술가 지원사업(Nart)선정, 2008대한민국연극대상여자연기상, 2009대한민국연극대상희곡상, 2013 서울연극제 우수작품상, 여자연기상, 2013한국연극BEST7, 2013제1회 이 데일리 문화대상 연극부문최우수상, 2013대한민국연극대상여자연기상, 2014제16회 김상열 연극상 2017년 대한민국 연출상 등을 수상한 미모의 연출가다.

<인간>은 우주의 한 공간에 갇힌 한 쌍의 남녀의 이야기다. 인간이 다람쥐를 우리에 가둬놓고 먹이를 주고, 체 바퀴를 달아 운동을 하도록 하고 그걸 들여다보듯, 우주의 거대한 생물이 공룡의 눈처럼 생긴 눈으로 인간을 지켜보는 것이 영상으로 투사되어 나타난다.

인간의 우리에도 다람쥐 체바퀴 형태의 커다란 원통형의 운동틀을 만들어 놓았고, 표면이 거울처럼 생긴 정사각의 입체조형물을 여러 개 배치해 의자나 음료 그리고 음식물의 함으로 사용된다. 역시 표면이 거울로 된 계단 형태의 벽이 한쪽 바닥과 대각선 방향의 천정에 부착되어 있고,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엄청난 두께의 투명한 벽으로 사방이 차단되어 있는 것으로 설정된다.

인간우리의 바닥은 직사각으로 된 마루로 되었고, 그 가장자리는 형광색의 굵은 선으로 둘레를 장식했다. 남녀가 다툴 때에는 충격파를 보내 싸움을 그치도록 장치가 되고, 다정하게 다가갈 때면 음식 함에 음료와 먹을 것이 채워진다. 중반에는 원형의 침상이 마련되고, 계단식 벽면에 핵폭발의 영상이 투사되기도 한다.

연극은 핵폭발로 인간이 멸종이 된 후 한 우주공간에 한 쌍의 남녀가 외계의 생물체에게 잡혀와 갇혀있는 것에서 시작된다. 남자가 먼저 인간우리에 들어오고 여자는 조금 후에 들어온다. 남자는 과학자, 여자는 호랑이 조련사라는 설정이다. 의상도 남자는 백색 가운에 평범한 차림이고, 여자는 붉은 색의 곡예사 같은 복장이다. 남자는 평범한 거동을 보이지만, 여자는 몸이 유연하기가 체조선수나 요가를 하는 사람 같고

남녀 모두 인물이 미남 미녀다. 남녀가 각기 체 바퀴 형태의 원통에 들어가 운동을 하듯 돌기도 한다. 생면부지의 남녀가 만났으니 처음에는 냉랭하기가 얼음 같지만 차츰 그 얼음이 녹아가고 후에는 마음이 열리면서 따뜻한 물처럼 스며들지만,

멸종된 인간 이후에 이 한 쌍의 남녀가 마음과 몸을 밀착시켜 인간종족을 다시 번식시킬 것인가를, 마치 영미법계에서 배심판결을 하듯 남녀가 변호사와 검사 판사를 맡고 관객이 결정을 하는 것으로 연출된다. 대단원에 이르기까지 티격태격하던 남녀는 드디어 인간을 번식시키기 위한 일종의 사명감 뿐 아니라 진정 사랑하는 마음으로 원형의 침상에 누워 몸과 마음을 밀착시키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고명환, 오 용, 박광현, 전병옥 등이 각기 공연마다 남자로 출연하고, 안유진, 김나미, 스테파니가 여자로 출연해 독특한 성격설정과 연기로 관객을 극에 몰입시키고 갈채를 이끌어 낸다.

필자는 박광현과 스테파니가 한 쌍의 남녀로 출연할 때 관극을 했는데, 1시간 30분의 공연시간 내내 극에 심취해, 공상 과학이나 동화 같은 연극이지만 독특한 창의력과 철학적 사유가 첨가되고, 연기자의 연출가의 기량이 제대로 드러나, 흔쾌한 마음으로 관극을 할 수 있었다.

제작총괄 장준원 이봉규, 무대디자인 김혜지, 조명디자인 김재원, 의상디자인 이원영, 영상디자인 전휘상, 분장 김숙희, 무대감독 박아름 임규수, 조연출 노준영 그 외의 스텝 진의 기량과 열정이 제대로 드러나, 크리에이티브 리더스 그룹 8의 베르나르 베르베르 원작, 이세욱 번역, 문삼화 각색 연출의 <인간>을 연말연시에 남녀노소 누구나 관극을 해도 좋을 독특하고 새로운 개념의 우수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3, 공연연구소 탐구생활과 극단 창세의 하인리히 뵐 작, 김연수 번역, 홍진호 각색 드라마투르크, 신동일 연출의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동숭아트센터 꼭두소극장에서 공연연구소 탐구생활과 극단 창세의 하인리히 뵐(Heinrich Böll) 작, 김연수 역, 홍진호 각색 드라마투르크, 신동일 연출의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Die verlorene Ehre der Katharina Blum)>를 관극했다.

하인리히 뵐(Heinrich Böll, 1917~1985)은 독일의 소설가. 노벨문학상 수상자이며, 소설 <열차는 정확했다 (Der Zug war pünktlich)> (1947), <여인과 군상 (Gruppenbild mit Dame)> (1971)',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Die verlorene Ehre der Katharina Blum)> (1974)로 유명하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Und sagte kein einziges Wort) (1953)>, <9시 반의 당구 (Billard um halb zehn) (1959)> 등의 소설로 널리 알려진 그는 1972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는 귄터그라스의 <양철북>과 아서 밀러의 희곡 <세일즈맨의 죽음>을 영화화한 감독인 폴커 슐렌도르프(Volker Schlöndorff, 1939~)에 의해 1975년에 영화화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

번역을 한 김연수는 이화여자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쾰른 대학교 독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이화여대 이화인문과학원의 인문한국사업단 탈경계인문학 연구단에서 HK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엘프리데 옐리네크의 『내쫓긴 아이들』, 하인리히 뵐의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등이 있다.

신동일은 프랑스 국립 리옹2대학교와 프랑스 국립 파리8대학교 석사출신의 연출가다.

2016년 거창연극제 작품상과 연출상을 수상했다. 작품으로는 <변신> <미스 줄리> <가보톰파 마스터클래스> <라이겐>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등을 연출한 발전적인 앞날이 기대되는 연출가다.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Die verlorene Ehre der Katharina Blum)>에서 하인리히 뵐(Heinrich Böll)이 다루는 주제는 공론장(public sphere)의 폭력이다.

내용은 성실하고 평판이 좋은 이혼녀 가정관리사인 카타리나 블룸이 한 남자와 하룻밤을 함께 보냈다는 이유만으로 살인범의 정부, 테러리스트의 공조자, 음탕한 공산주의자로 오해를 받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언론의 폭력에 의해 명예를 잃어버린 그녀는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은 일간지 기자를 살해한 다음 자수를 하게 된다.

연극에 등장하는 카타리나 블룸은 허구적 인물이다. 하지만 주인공과 유사한 실제 인물이 존재했다. 30년 전 베를린에서 은행 강도 사건이 일어났을 때, 일간지 <빌트>지가 아무런 확인 절차도 없이 좌파 그룹 바더 마인호프의 소행으로 단정하고 몰아간 사건과 바더 마인호프 일원들에게 숙식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언론의 비난을 받고, 해직까지 되었다가 나중에 무혐의로 복지되었으나 상당한 명예 실추를 경험했던 하노버 공대 심리학 교수 페터 브뤼크너를 모델로 삼았다.

30여 년 전의 독일과 현재의 대한민국은 아주 비슷한 사회적 정치적 상황에 직면해 있다. 우리나라의 현실과 하인리히 뵐의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가 절묘한 대비를 이루는 연극이다.

무대는 2단과 3단 높이의 객석을 향한 반원형의 마루로 되었다. 카타리나 블룸의 거실, 블로르나 변호사의 거실, 경찰서, 그 외의 장소로 사용된다. 도입에 실내복차림의 카타리나 블룸이 거실에 비스듬히 앉아있는 장면에서 출발해 장총을 든 정복경찰들이 떼 지어 무대를 한 바퀴 돌아 등장을 하고, 범인 은닉죄로 카타리나 블룸을 연행해 간다.

그러나 경찰서에서 취조를 받는 카타리나 블룸의 모습이 천연스럽다. 그녀가 가서 가정부 일을 하던 블로르나 변호사 내외의 모습이 소개가 되고 변호사 내외의 온화하고 다정함이 경찰과 대비되어 연출된다, 변호사인 친구를 찾는 바람둥이 부호 기업가가 카타리나 블룸에게 치근거리는 모습과 익살, 그러나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카타리나 블룸의 차가운 모습,

경찰의 수사와 심문이 계속되면서 범죄자의 연인으로 또는 내연녀로 부풀려 방송과 언론매체가 기사를 내보내면서, 범죄자보다는 카타리나 블룸의 일상과 행적을 파헤치는 언론과 방송매체의 행태는 흡사 마녀사냥을 하는 듯한 보도로 점철된다. 대단원에서 변호사의 친구이자 부호인 인물의 별장에 숨은 범인이 체포되니, 카타리나 블룸은 사건을 부풀려 거짓 보도한 기자를 찾아가 권총 다섯 발을 쏘아 사살한다.

변민지가 카타리나 블룸으로 출연해 일생일대의 명연을 해 보인다. 한정현, 서병철, 정재은, 정해연, 황휘재, 이진한, 홍유진, 유재훈, 김채영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성격창출은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분장 백지영, 조명 김상호, 의상 더블 스토리(이현주), 움직임 조하영, 무대감독 강원모, 무대 재미없는 고릴라, 그래픽 김 솔 전진아, 음향오퍼 김성찬, 조명오퍼 김주영, 기획 안 훈 김지은, 조연출 손수민, 등 스텝진의 노력과 기량이 드러나, 공연연구소 탐구생활과 극단 창세의 하인리히 뵐(Heinrich Böll) 작, 김연수 역, 홍진호 각색 드라마투르크, 신동일 연출의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Die verlorene Ehre der Katharina Blum)>를 연출가와 출연자의 기량과 열정이 조화를 이루어 기억에 길이 남을 한편의 걸작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4, 극단 맨 씨어터의 브라이오니 레이버리 작, 차영화 우현주 역, 고연옥 윤색, 김광보 연출의 <프로즌>

예그린씨어터에서 극단 맨 씨어터의 브라이오니 레버리 작, 차영화·우현주 역, 고연옥 윤색, 김광보 연출의 <프로즌>을 관람했다.

브라이오니 레이버리(Bryony Lavery 1947~)는 영국출생 미모의 여류작가로, 버밍험 대학(Birmingham University)을 졸업한 후 배우로 활동하고, 현재는 극작가 겸 방송작가다. 1988년 두 마리아(The Two Marias), 1992년 그녀의 아픈 심장(Her Aching Heart), 1991년 무언극 피터 팬 (Peter Pan), 1997년 골리앗(Goliath),

1997년 불빛을 더(More Light), 2000년 웨딩 스토리(A Wedding Story), 2001년 마법의 장난감 가게(The Magic Toyshop), 2002년 이릴리아(Illyria), 2004년 마지막 부활절(Last Easter), 2007년 스톡홀름(Stockholm), 레드 스카이(Red Sky), 그것은 눈(It Snows), 2009년 크루크스(Kursk), 2010년 아름다운 화염(Beautiful Burnout), 2012년 먼지(Dirt) 등을 발표 공연했다.

각색을 한 고연옥(1971~)은 동아대학교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 부산MBC아동문학대상 소년소설 부문에 당선되어 동화작가로 활동하였으며, 1996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꿈이라면 좋았겠지>가 당선되어 희곡작가로 첫 발을 내딛었다.시사월간지의 기자로, 방송국 시사프로 구성작가로 일했다.

2000년 결혼 후 서울로 이사하였고, 2001년 청송보호감호소의 수형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해 다룬 <인류 최초의 키스>가 극단 청우 김광보 연출로 공연되어 올해의 연극 베스트 3, 올해의 우수희곡에 선정되었다.

2003년, 한 독거노인의 죽음을 통해 물질만능시대의 단면과 죽음의 의미를 짚은 <웃어라 무덤아>가 역시 극단 청우 김광보 연출로 공연되어 올해의 예술상 연극부문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2003 대산창작기금 희곡부문에 선정되었다.

2006년에는 극단 배우세상, 박근형 연출로, 제도권에서 일탈해 있다는 이유로 강간치사사건의 주범이 된 소년들의 이야기 <일주일>이, 극단 제이티컬쳐, 문삼화 연출로 한 하급장교를 통해 계급과 구조 속에 자아를 상실해 가는 군대 구성원들에 대한 <백중사 이야기>가 공연되었다.

그리하여 <인류 최초의 키스>, <일주일>, <백중사 이야기> 세 작품에 대해 ‘사회극 삼부작’, 혹은 ‘남성 삼부작’이라고 회자되었다. 2007년, 현대사회 공간의 이질성과 위험성을 다룬 <발자국 안에서>가 극단 청우, 김광보 연출로 서울연극제에 출품되어 대상, 연출상, 희곡상을 수상하였고, 그 해 고연옥의 첫 희곡집 <인류 최초의 키스>(연극과 인간)가 출판되었다.

연출가 김광보는 서울시극단 단장이자 예술감독이다. 그가 연극을 만드는 방식이란 희곡을 성실하게 섬기면서 그 의미를 무대에 드러내는 것에 최종적인 목적을 두고 있다. 그는 텍스트를 꼼꼼히 읽으며 그 안의 인간들의 생각과 행위를 좇아 삶의 모습을 그려내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기에 그의 무대에는 언제나 배우가 중심에 있어 왔다. 희곡 텍스트에 대한 의미 부여와 작품에 따라 자유자재로 변모하는 전업 연출가의 자유로움이 그의 연출 방식을 일괄할 수 있는 설명인 것 같다. 그래서 그는 사실 비슷한 연배의 어느 연출가보다도 부피감 있는 굵직한 많은 작품들을 만나왔고 끊임없는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

흔히들 세간의 평들은 김광보의 무대에서 상업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확인한다. 그의 무대는 정련된 배우들에게서 발산되는 집중된 에너지를 토대로 하며 연기와 조명을 철저히 통제하고 조정하며 자신의 의도대로 무대를 만들어 간다.

거기에 관객을 넘겨보며 그들마저도 자신의 의도로 끌어당길 수 있는 시야까지 갖춘 상태이다. 그의 이러한 태도는 희곡을 진지하게 섬기되 거기에 결박당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읽힌다. 14여 년의 연출 경력이 만들어낸 희곡의 의미와 관객의 재미를 동시에 쫓는 그만의 전략이다.

1996 한국연극협회 선정 96년을 이끌어갈 젊은 연극인 연출 분야 1위, 1996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문화체육부), 1998 한국연극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5’ 신인 연출상 <뙤약볕>, 1999 한국일보사 백상예술대상 신인 연출상 <뙤약볕>, 2000 한국연극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5’ <오이디푸스, 그것은 인간>,

2001 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3’ <인류 최초의 키스>, 2004 포항 바다국제연극제 작품상, 연출상 <웃어라 무덤아>, 2004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올해의 예술상’ - 연극부문 우수상 <웃어라 무덤아>, 2007 일본 삿포로 씨어터 페스티벌 비경연부문 심사위원 특별상 <발자국 안에서>, 2007 서울연극제 대상,

연출상 <발자국 안에서>, 2007 삿포로씨어터페스티벌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 (발자국 안에서), 2008 일본 타이니 알리스 페스티벌 특별상 <발자국 안에서>, 2009 일본 삿포로 씨어터 페스티벌 연출상 <게와 무언가>, 2011 월간 한국연극 ‘올해의 연극 베스트7’ <주인이 오셨다>, 2011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2012 제 49회 동아연극상 - 작품상, 연출상 <그게 아닌데>, 2012 대한민국연극대상 - 대상, 연출상 <그게 아닌데>,

2012 연극평론가협회 - 올해의 연극 베스트3 <그게 아닌데>, 2012 히서 연극상 - 올해의 연극인상, 2012 월간 한국연극 ‘올해의 연극 베스트7’ <그게 아닌데>, 2014 PAF 예술상 - 연극연출상 <사회의 기둥들>, 2014 제 51회 동아연극상 - 작품상, 연출상 <줄리어스 시저>, 2016 이해랑 연극상 등을 수상한 한국연극의 기대주다.

<프로즌(FROZEN)>은 아동살해범과 피해 아동의 모친, 그리고 법의학자인 여교수 3인이 20뒤 그 범인의 행적과 관련해 펼쳐가는 심리극이다. 20년 전에 실종된 한 소녀를 현재까지 돌아오기만 학수고대하던 소녀의 어머니는 소아 성 추행범으로 현재 체포 구금된 남성이 과거의 행적에 대한 자백을 통해 실종된 딸이 그의 추행 후 살해되었음을 알고 망연자실해 한다.

바로 그 범죄자의 심리와 두뇌를 분석 연구하는 법의학자인 여교수가 그 범죄자의 정신분석과정과 실종된 딸의 어머니의 모성과 충격, 그리고 범죄자의 심리추적이 연극의 구성요소다.

무대는 중앙에 테이블이 한 개 놓이고 둘레에 의자 세 개가 놓여있다. 배경 가까이 기다란 줄에 어린이가 사용하던 물건들을 35개를 세르팡지에 싸서 무대전체에 가로로 매달아 놓았다. 테이블 위에는 서류와 컴퓨터 노트북이 놓여있다.

연극은 도입에 법의학자인 여교수가 등장해 아동연쇄살인범에 관한 심리분석과 자신의 논문에 관한 설명과 범인의 신상명세, 그리고 피해아동의 모친에 관해 강의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흉악범인 답 게 범인은 온몸에 문신 새긴 것을 드러내고, 고성을 지르면서 책상을 쾅쾅 두드려 대는가 하면, 비속어를 남발하고 상욕을 입버릇처럼 지껄인다.

그리고 헛구역질을 해 댄다. 피해아동의 모친은 20년간 애타게 기다려왔던 딸의 죽음이라는 충격적인 소식으로 인한 실의 때문인지, 눈동자가 풀려 보이고, 음성마저 실의의 차 있어 대사전달까지 힘이 없이 내뱉는다. 그러나 가끔 고성을 지르고 기침을 하는데, 객석을 향해 정면으로 설 때면 출중한 미모라는 게 드러난다.

법의학자이자 여교수는 흉악범을 대하는 데, 전혀 두려워하거나, 거부감을 드러내지 않고, 친구처럼 다정하게 범인에게 접근해 질문을 던지니, 범인도 성질을 가라앉히고 차츰 온건한 모습으로 여교수를 대하고 과거의 행적을 하나하나 고백한다. 연극의 백미는 피해아동의 어머니와 범인과의 대면이다.

행여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 게 아닌가 하고 조마조마하게 관극을 하는 관객에게 범인은 성격을 드러낼 듯 말 듯 하면서도 자제를 하지만 결국에는 고성을 지르기 시작한다. 그러나 어머니는 전혀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고 냉정함을 유지한 채 범인을 끝까지 정면으로 대한다.

그리고 범인에게 용서를 한다는 말을 하고 일어선다. 범인은 입버릇처럼 상욕을 내뱉고 고성을 지르지만, 곧 미안하다는 말로 진정성을 드러낸다. 피해아동의 어머니가 떠난 후, 법의학자의 노트에 자신의 잘못과 용서를 비는 마음을 기록하고 기다란 끈에 자신의 목을 매단다.

여교수는 피해자의 어머니와 범인의 면담을 알고 놀라지만, 자신의 범죄 심리분석과 범죄자의 뇌구조에 관한 논문에, 거기에 용서라는 요소와 용서받는 후 목을 매단 범인의 행적과 심정을 두고 미묘한 상념에 빠져든다. 대단원에서 범인의 장례식에 다녀오는 차 안에서 피해아동의 어머니는 법의학자인 교수와의 대화에서 자신의 용서가 일종의 복수였다는 말에 법의학자가 놀라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이석준, 박호산, 이창훈 이 범인으로 트리플 캐스팅되어 출연해 탁월한 기량으로 호연을 한다. 우현주가 피해아동의 어머니로 출연해 독특한 성격창출과 호연, 그리고 빼어난 미모로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정수영이 법의학자인 여교수로 출연해, 지성미와 미모는 물론 세련된 동작과 우아하고 계산된 연기로 실제 여교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관객 모두가 갖게 된다.

무대 정승호. 조명 이동진, 음악 장한솔, 의상 홍문기, 분장 백지영, 영상 윤민철, 그림 박찬수, 무대디자인보 김창현, 조연출 한상웅, 무대감독 한상웅, 분장크루 임이윤 김정연, 음향영상 김승은, 조명 김세영, 진행 김채린 김소연, 티켓매니저 강지혜 임승의 등 스태프 모두의 기량이 드러나, 극단 맨 씨어터의 브라이오니 레이버리 작, 차영화 우현주 역, 고연옥 윤색, 김광보 연출의 <프로즌>을 연출력과 연기력이 감지되는 걸작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5, 남산예술센터와 극단 백수광부 제작, 고영범 작, 이성열 연출의 <에어콘 없는 방>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극단 백수광부의 고영범 작, 이성열 연출의 <에어콘 없는 방>을 관람했다.

고영범은 1962년 서울생. 연세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하고 뉴욕공과 대학 대학원에서 영상 제작을 전공했다. 민중문화운동연합에서 대본 구성 및 연출을 했으며, 닐 사이먼이 쓴 「lost in yonkers」를 번역했다. (인천 시립 극단 1997년 공연) 1990년 이후 뉴욕에 거주하면서 다큐멘터리, 교육물 등의 영상물을 제작했다. 현재 서울예술대학 영화과 겸임교수다.

<태수는 왜?> <방문> <에어콘 없는 방>을 집필하고, <한민족 디아스포라 전-용비어천가> <예술하는 습관>을 번역했다.

이성열은 연세대 사학과에 입학해 연희극예술연구회에 들어가며 연극을 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극단 목화(대표 오태석)에서 연기와 연출을 배우고, 제대를 해서는 극단 산울림(대표 임영웅)에서 연출을 익히며 산울림 소극장의 극장장을 맡기도 했다.

연극으로는 <아버지와 아들> <햄릿아비> <벚꽃동산> <과부들> <봄날> <여행> <그린 벤치> <자객열전> <미친극> <키스> <야메의사> <굿모닝? 체홉> <햄버거에 대한 명상>과 무용극은 <비천사신무> <두 도시 이야기> <유랑> <운수좋은 날>, 음악으로는 <톨스토이 IN Music> <드라마가 있는 음악회> <파가니니&리스트> ‘,죠르쥬>, 오페라는 <손탁호텔>(협력연출) 등을 연출했다.

1998 한국백상예술대상 “신인연출상” <굿모닝? 체홉>, 2005 서울연극제 “연출상” <Green Bench>, 2007 김상열 연극상 <물고기의 축제>, 2009 서울연극제 “연출상” <봄날>, 작품상으로는 1997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 Best 3" <키스>·

2004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 Best 3" <자객열전>· 2005 올해의 예술상 “연극부문 최우수작품상” <Green Bench> 서울연극제 “우수상” <Green Bench>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 Best 3" <여행>, 2006 서울연극제 “우수상” <여행>, 2009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 Best 3” <봄날> 2013 이해랑연극상 등을 수상했다.

한 시대를 통과한 사람의 몸과 영혼에는 그 시대의 흔적이 인장처럼 새겨진다. 격동의 시대일수록 흔적은 난폭해진다. 일제 침략과 분단이라는 잔혹한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이 땅에서 무자비한 시대의 폭력을 비켜간 사람이 얼마나 있으랴마는, <에어콘 없는 방>은 독립운동가 현순 목사의 자녀 앨리스 현과 피터 현의 기구한 가족의 운명을 연극으로 그려냈다.

3·1운동의 숨은 주역이자 대한민국 임시정부 설립의 산파였던 현순(玄栒·1880∼1968) 목사는 임정의 주미 전권대사로 미국 정부로부터 독립승인을 받기 위해 동분서주했고, 옛 소련으로 건너가 레닌과도 담판을 벌였다. 그러나 광복 후 미군정을 거부하고 한국의 즉각적 독립을 요구했던 그는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미국에서 숨을 거뒀다.

현 목사의 맏딸 앨리스 현(1903∼1955)은 1924년 미국으로 건너가 재미교포 의사와 결혼했다가 이혼한 뒤 태평양전쟁이 발발하자 미군 장교(중위)로 복무한다. 그러다가 광복 후 미군정 장교로 다시 한국 땅을 밟지만 아버지 때문에 미군정에 의해 강제 전역당한 뒤 1948년 북한행을 택한다.

그는 훗날 간첩 혐의로 박헌영과 함께 북에서 처형된다. 맏아들 피터 현(1906∼1993)은 1946년 미군정 소속 미 육군 소령으로 모국으로 돌아왔다. 한국인으로선 최고위급 장교였다. 그러나 그 역시 누나와 함께 강제 전역당한 뒤 미국 연극계에 투신한다.

한국현대사와 맞물려 파란만장하게 살았지만 그 역할이 잊혀 진 미주 한인 1세대 독립운동가 현 목사와 그 가족들. 최근 한국을 찾은 현 목사의 막내아들 데이비드 현(87·미국 로스앤젤레스)이 20일 아버지가 남긴 1만5000쪽 분량의 독립운동 관련 자료를 모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료들에 대한 체계적 연구를 통해 한국 정부와 학계가 독립운동사의 가려진 부분을 밝혀내고 아버지 현 목사의 공을 정당하게 평가해 달라는 것.

“아버지는 광복 직후 건국준비위원회의 초청을 받고 귀국수속을 밟다가 미군정을 지지하겠다는 서명을 거부했기 때문에 미국 정부로부터 출국비자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승만 전 대통령은 비자를 받고 귀국해 대통령이 됐습니다.”

현 목사가 남긴 대표적 기록인 ‘현순자사(自史)’는 90년대 후반 이후 국내에 입수돼 독립운동 연구자들 사이에서 상하이 임정과 미국 내 독립운동의 전모를 밝혀주는 실물자료로 주목받아 왔다. 그리고 국내외의 소설가들에 의해 소설화되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 시내 ‘리틀 도쿄’를 설계한 유명 건축가이기도 한 데이비드씨는

“아버지는 임정의 주미 전권대사로 1921년 미국 정부의 임정승인을 거의 성사시키는 단계에까지 갔죠. 그러나 임정 내에서 이승만이 미국 정부에 위임통치를 청원했다는 사실로 탄핵 위기에 몰리자 갑자기 아버지인 현순 목사를 해임시킴으로써 그 사실이 들어나지 않도록 했죠.”

무대는 에어컨 없는 방이다. 드라마센터의 바닥을 1m 정도로 높인 직사각의 무대를 만들어 에어컨 없는 방으로 설정했다. 에어컨 대신 선풍기를 배치하고, 상수 쪽에 창문이 있는 것으로 설정을 하고, 하수 쪽에는 출입문과 내실로 들어가는 문이 있다. 방안에는 침대가 있고, TV수상기도 있다.

냉장고에는 음료수와 술병이 들어있고, 원형의 탁자와 의자가 있어 출연자들이 이동 배치시키며 사용한다. 장면전환에 따라 정면의 벽과 침대를 무대 뒤쪽으로 이동시키거나 다시 원상회복을 시키고, 무대 뒤쪽과 앞쪽에 바닥으로 내려설 수 있는 공간과 뚜껑이 덮여있다.

연극은 도입에 에어컨 없는 방으로 백발의 피터 현이 부친인 현순 목사와 어머니의 유골함을 들고 등장한다. 보훈처 직원이 따라 들어오고, 피터 현은 몇 십 년 만에 다시 찾은 고국에서 상념에 젖는다. 상념은 한 발 더 나아가 현실과 비현실 속을 배회하게 된다.

그런 비몽사몽 같은 행태는 직원과의 음주이후 더욱 현저하게 나타난다. 누이 앨리스 현이 등장하고, 함께 연극연습을 하던 동료들이 모두 등장을 한다. 동시에 몇 십 년 전의 시대상황과 좌우익이 대립하던 시절이 부각이 되고, 공연직전에 유색인 연출가를 은폐시키려던 백인 기획자와 극 단원들의 행태에 연극을 포기하려던 자신의 모습이 젊은 시절 자신의 모습으로 재현된다.

물론 피터현은 자신의 착란증세를 의식하고 정상적인 사고를 가지려고 노력하지만, 평생 쌓였던 억울한 가족사와 개인사가 바위덩이처럼 무겁게 하나하나 내리눌러 비명까지 지르게 된다. 누이와 행동을 함께 했던 박헌영이 등장을 하고 박헌영이 총격으로 사망했지만 다시 일어나 피터 현 앞에 용기를 잃지 말라고 고함을 지르기도 한다.

대단원에서 국립 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부모님의 유골을 안장하려고 고국을 찾은 피터 현은 부모님을 정중히 모셔야 한다는 사명감과 동시에 자신이 포기하려 했고 실패한 것으로 생각해, 다시는 되돌아보지 않으려 했던 연극이 사실은 대성공을 거두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장면에서 공연은 마무리가 된다.

한명구가 피터 현, 홍원기가 박헌영, 민병욱이 보훈처 직원, 김동완이 기획, 김현중이 젊은 시절의 피터, 최원정이 앨리스 현, 김경희가 무대감독, 주예선, 심재완, 윤상원, 전주영, 이영재, 신주호, 박정현, 유승민 등 출연자 전원의 혼신의 열정으로 펼치는 연기는 관객을 완전히 압도시키고, 관객자신이 직접 겪는 듯 한 느낌으로 관람을 하게 된다.

무대 박상봉, 조명 김성구, 음악 김동욱, 의상 이수원, 의상팀 박인선 신나라 최은영, 분장 이동민, 분장팀 이수연 안소연, 영상 윤형철, 모션그래픽 김희정, 인형제작 문창혁, 무대감독 김은선, 무대조감독 안수민 노희국, 조연출 김세홍, 기획 코르코르디움, 사진 윤헌태, 인쇄물디자인 ㈜디자인컴퍼니 등 스텝진의 노력과 기량이 드러나, 남산예술센터와 극단 백수광부 공동제작, 고영범 작, 이성열 연출의 <에어콘 없는 방>을 작가, 연출가, 연기자의 기량이 제대로 드러난, 한편의 명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6, 2017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극단 하땅세의 아고타 크리스토프 작, 윤조병 예술감독, 윤시중 연출의 <위대한 놀이>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2017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극단 하땅세의 아고타 크리스토프 (Agota Kristof) 작, 윤조병 예술감독, 윤시중 연출의 <위대한 놀이>를 관람했다.

아고타 크리스토프 (Agota Kristof)는 1936년 헝가리에서 태어나 2차 세계대전의 포화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18세 되던 해 자신의 역사 선생과 결혼했다. 1956년 반체제운동을 하던 남편과 함께 갓난아기를 안고 조국을 탈출했다.

오스트리아를 거쳐 스위스에 정착해 시계공장에서 노동을 하면서 헝가리어로 시를 썼고, 망명 문인들의 동인지에 발표하기도 했다. 27세에 대학에 들어가 프랑스어를 배웠고 70년대 이후에는 프랑스어로 작품활동을 했다. 지은 책으로 <비밀 노트>, <타인의 증거>,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등이 있다.

윤시중(1969~)은 서울예대 연극과, 방송통신대학 영문과, 뉴욕시립대학원(MFA) 출신의 연극연출가, 무대미술가다. 서울예술단, 인천시립예술단 소속이었고, 현재 용인대학교 뮤지컬연극학과 교수, 극단 하땅세 대표다.

연출작품으로는 <타이투스 앤드로니커스>, <붓바람>, <싱크로나이즈>, <하땅세>, <리회장 시해사건>, <갈매기>, <3cm>, <마라사드>, <세상에서 제일 작은 개구리 왕자>, <찬란한 오후>, <포트>, <백무동에서> 외의 다수작품을 연출했다.

제48회 동아연극상 신인연출상, 밀양연극제 대상, 연출상, 연기상, 아시테지 최우수작품상, 특수부문상, 김천전국연극제 대상, 연출상, 연기상 등을 수상했다.

연극 <위대한 놀이>는 충격적이다. 충격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가다 크리스토프의 모국인 헝가리의 소도시에 실재했던 이야기처럼 느끼게 된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작가가 이 실재세계를 ‘상상세계’로 돌려버린다는 것에 있다. 가차 없이 비정하게, 그러나 가장 순수하고 절대적인 슬픔과 사랑의 힘으로.

필자가 읽은 아고타 크리스토프(Agota Kristof)의 원작의 제목인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은 한 권의 책이다. 작가가 오 년여에 걸쳐 쓴 세 편의 제목은 각각 <두꺼운 사전>(1986), <증거>(1988), <50년간의 고독>(1991)이다.

<위대한 놀이>로 제목을 바꾼 연극에서는 ‘두꺼운 사전’이 등장하고, 9살 난 쌍둥이 형제를 엄마는 ‘할머니’에게 맡기고 대도시로 돌아간다. ‘할머니’는 마을 사람들에게 남편을 독살한 ‘마녀’로 불리고, 비정하기 짝이 없는데다가, 문맹이고, 옷을 갈아입은 적이 없고 아무데서나 오줌을 누는 더러운 노파이다.

그녀는 쌍둥이들과의 첫 대면에서 이렇게 말한다. “덮을 것들이라고! 흰 셔츠에 에나멜 구두라! 내, 너희들에게 사는 법을 가르쳐주지, 내가!” 쌍둥이를 ‘개자식들’이라고 부르고 부엌에서 모포도 없이 잠을 재우며, 대도시의 엄마가 보내는 의복을 챙겨주기는커녕 숨겨버리고, 옷조차 빨아주지 않는 괴팍한 노인 밑에서 쌍둥이는 삶의 비참과 잔인함을 겪게 된다.

할머니의 냉혹, 그리고 그와 다르지 않은 마을 사람들과 세상의 ‘동정 없음’과 폭력에 맞서기 위해 이들은 스스로를 단련시킨다. 몸을 단련시키기 위해서 서로 뺨을 갈기고, 혁대로 때리고, 칼로 몸에 상처를 낸다. “하나도 안 아프다”라고 느낄 수 있을 때까지. 또 ‘바보, 얼간이, 부랑배……’ 등 온갖 욕설을 서로에게 퍼부으며 정신을 단련시킨다.

이들은 욕설과 비난보다 더 무서운, 이들을 허물어트릴 수 있는 애정 어린 말들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귀여운 것들! 내 사랑! 내 행복! 금쪽같은 내 새끼들” 같은 엄마의 말들을 무수히 퍼붓고, 무감각해지고, 이 말들을 버린다. 단식연습, 구걸 연습, 장님과 귀머거리 연습, 잔혹연습 등을 통해 이들은 ‘있을 수 있는’ 결핍과 수치, 고통에 단련된다.

쌍둥이들의 작문연습을 하는 장면도 나오는데, 서로의 작문을 읽고 고쳐주며 ‘잘 했음과 잘못했음’이라고 평가한다. 잘 했음과 잘못했음을 결정하는 데에는 아주 간단한 기준이 있다. 그 작문이 진실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진실인가. 쌍둥이 이웃집에는 미친 아주머니와 언청이 딸이 산다. 아주머니는 남편에게 버림받아 집에 틀어박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그의 딸 언청이는 개와 수간을 하고, 마을 남자들의 성노리개가 되기도 한다.

굶주린 이들 모녀를 위해 ‘우리’는 할머니의 식료품을 빼돌리고, 언청이를 성희롱한 신부를 협박하기도 한다. 쌍둥이가 이들을 돕는 것은 동정심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필요에 응답하기 위해서이다.

쌍둥이는 선악을 구별하지 않고 타인의 요구에 응답한다. 심지어 언청이가 군인들의 윤간 끝에 죽고 그녀의 엄마도 죽음을 갈구하자 이를 들어준다. 면도칼로 목을 긋고 집에 불을 지른다.

이외에도 쌍둥이는 마조히즘(masochism) 성향이 있는 동성애자 외국인 장교(독일군으로 추정)의 요구대로 채찍질을 해주고, 수용소로 끌려가는 유태인들을 희롱한 ‘하녀’를 아궁이 속 폭탄으로 처벌하고, 뇌출혈을 앓는 할머니를 그녀의 소원대로 독살한다.

쌍둥이의 행동은 대체로 세속의 규범을 따르지 않는 것이다. 그것은 세속의 눈으로 보면 지극한 선행으로 또는 지극한 악행처럼 보이는 어떤 경계 선상에 있는 것들이다. 마치 인색하고 비정한 할머니가 유태인 행렬 앞에서는 일부러 ‘사과’를 흘려 나누어 먹도록 하는 모습이나, 쌍둥이의 더러운 옷을 빨아주고 도와주던 하녀가 구걸하는 유태인을 희롱하는 모습처럼.

쌍둥이가 새로운 출발로 나가려 하는 데에는 엄마와 할머니의 죽음이 놓여있다. 전쟁 끝 무렵 쌍둥이의 엄마는 이들을 데리러 온다. 그러나 갑자기 마당에 쏟아진 폭격을 맞고 즉사하고 만다. 엄마도 죽고, 할머니도 떠나보낸 쌍둥이는 할머니 집에서 일상을 이어나간다.

종전과 함께 소련군이 점령한 헝가리는 사회주의 체제로 바뀌고, 어느 날 그들의 아버지가 찾아온다. 할머니 생전에 그들을 찾아왔지만, 엄마의 외도와 죽음을 확인하고 떠나버렸던 그 아버지이다. 아버지는 체제가 바뀌고 감옥에 갇혔다가 나온 후 환멸을 느끼고 국경을 넘으려 한다.

국경지대에 다다른 쌍둥이 형제에게 월경을 부탁하자, 이들은 아버지와 함께 철조망을 넘는다. 그러나 아버지는 지뢰를 밟아 폭사하고, 아버지의 시체를 밟고 형 클라우스(Klaus)는 철조망을 넘어 저쪽 나라로 가고, 동생 루카스(Lucas)는 집으로 돌아온다.

아빠의 죽음을 의도했는지 그렇지 않았는지는 명확히 알 수 없지만, 클라우스의 월경은 아빠의 죽음으로 인해 가능한 것으로 그려진다. 아버지의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모든 증명들을 불살라버리는 치밀함, 그리고 아버지의 시체를 밟고 넘어서는 아들의 잔혹함은 이제까지 이끌어왔던 이야기를 갈가리 찢어발기는 듯 한 폭파력을 보여준다.

또한 언제나 ‘우리’였던 쌍둥이가 ‘각자’가 된다는 설정 또한 놀랍다. 단 한 번도 잔혹과 비정의 수위를 낮추지 않고 증폭시켜왔던 이 잔혹 동화 같은 연극은 대단원에 폭발물을 터뜨려 마무리를 짓는다.

무대는 특별한 장치 없이 색색의 스카치테이프로 바닥에 직선을 긋고 그 선을 붙이거나 뜯어 떼면서 장면설정과 동 선에 맞춘다. 극 속에 등장하는 닭이나 개를 출연자들이 연기로 묘사하고, 음향효과로 처리하기도 한다. 지뢰 폭발장면에서는 색색의 스카치테이프를 출연자들이 분산시켜 뜯어냄으로써 상징적으로 연출되고,

할머니의 누더기 의상에서부터 군인 정장, 쌍둥이의 똑같은 의상과 모자, 이웃 하녀의 붉은 색 머플러가 적절한 어울림으로 설정된다. 연극은 도입에서 마무리까지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두 명의 악사의 연주에서 극적 분위기가 창출되고, 이와 동시에 출연자들의 호연과 열연은 물론 기계체조선수나 무용가와 다름없는 배우들의 유려한 동작에서 관객은 시선을 집중시키고 대단원에서 갈채를 퍼붓는다.

문숙경과 이수현, 이 두 쌍둥이로 분한 여배우가 뛰어난 연기력과 유려한 동작으로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키며 연극을 이끌어 간다. 남미정이 할머니로 출연해 명연을 펼치며 탁월한 기량으로 연극의 중추역할을 한다. 김지성이 언청이와 하녀 그리고 엄마 역으로 제대로 된 성격설정은 물론 호연으로 갈채를 받는다.

서상권과 김경호가 아코디언 악사로 출연해 극적 분위기 상승을 주도한다. 유독현이 장교, 김형기가 형사, 김지혜가 언청이와 하녀 그리고 엄마로 출연해 출연자 전원 호연과 열연으로 갈채를 받는다.

드라마터그 김옥란, 작곡 음악감독 서상권, 조명디자인 조인곤, 음향디자인 정혜수, 무대디자인 윤시중, 의상디자인 김상희, 사진 이은경, 음향오퍼 안소정, 조명오퍼 신민규, 기획 문숙경 김지혜, 홍보디자인 정경은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2017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극단 하땅세의 아고타 크리스토프 (Agota Kristof)작, 윤조병 예술감독, 윤시중 연출의 <위대한 놀이>를 연출가와 연기자의 기량이 조화를 이룬 한편의 명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7, 연희단거리패의 이윤택 예술감독,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원작, 김지현 작곡, 박소연 안무, 이채경 연출의 <눈의 여왕>

혜화동 종로 아이들극장에서 연희단거리패의 이윤택 예술감독,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원작, 김지현 작곡, 박소연 안무, 이채경 연출의 <눈의 여왕>을 관람했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Hans Christian Andersen 1805~ 1875)은 덴마크의 동화작가이자 소설가다. 덴마크 출신의 소설가이자 동화작가이다. 가난한 구두 수선공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영향으로 많은 책을 읽으며 상상력을 키워 갔다.

한때는 연극배우를 꿈꾸기도 했지만 목소리 때문에 포기했고 한 후원자의 도움을 받아 공부를 계속했다. 1824년 코펜하겐 대학교에 입학한 후 1834년 발표한 ‘즉흥시인’을 통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1835년경부터 본격적으로 동화를 쓰기 시작해 생을 마감할 때까지 160편이 넘는 작품을 남겼다. 대표작으로는 <눈의 여왕> <인어 공주> ㆍ<미운 오리 새끼> <벌거벗은 임금님> <성냥팔이 소녀> 등의 명작이 있다.

김지현은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출신으로 동랑레퍼토리극단, 일본극단 사계에서 활동하고 뮤지컬 <소행성 B612> <눈의 여왕>을 작곡했다.

이채경은 고려대 신문방송학과, 뉴욕대 예술대학원 티쉬스쿨 (뮤지컬극작전공) 예술석사 (MFA) 출신의 뮤지컬 작가 연출가 번역가다.

현재 극단 가마골의 상임연출로 활동하고 있는 미녀 연출가다.

뮤지컬 <소행성 B612> <서시> <샘> <사랑을 지껄이다> <맥베스> <한여름 밤의 꿈>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울고 있는 저 여자> <미스 쥴리> <윤동주 점점 투명해지는 사나이> <벌거벗은 임금님> <당신 뜻대로 하세요> <챗 온 러브> 등을 쓰거나 번역하거나 연출을 했다.

무대는 정면에 커다란 책장이 놓이고 거기에 장서각이 있다. 장서각 중앙에 등퇴장 로가 있고, 계단으로 오르내리도록 되어있다. 무대 좌우 그리고 객석 계단이 등퇴장 로로 사용된다. 장서각 중앙에 영상으로 거울 깨지는 장면을 투사해 극적 효과를 높이고, 무대전체를 덮는 커다란 천을 펄럭여 극 분위기 창출을 기한다.

또한 가늘게 절단한 백색종이로 눈보라를 일으킨다. 음악과 노래가 극과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조명 또한 극 분위기를 상승시키는 역할을 한다. 의상...이토록 연극<눈에 여왕>에 어울리는 의상이 또 있을까? 의상과 거기에 따른 분장은 연극 분위기 창출에 더할 나위 없는 역할을 한다. 눈의 여왕의 마스크는 이 극의 백미(白眉)로 기억에 남는다.

연극은 도입에 게르다가 계단을 올라가 책장에서 책을 뽑아드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첫 번째 이야기는 비추는 물건의 모습을 왜곡하는 힘을 가진 마법의 거울을 만든 사악한 눈의 여왕이다. 거울은 사람들과 물건들의 훌륭하고 아름다운 모습은 전혀 변하지 않지만 나쁘고 추한 모습들은 확대되어 실제 모습보다 과장되도록 비추는 힘을 가진다. 눈의 여왕은 세상의 모든 것들이 왜곡되어 가는 것을 보며 기뻐한다.

하지만 거울을 그만 놓쳐 깨뜨리고, 잘게 부서져 사람들의 심장과 눈에 들어간다. 그러자 사람들의 심장은 얼음조각처럼 차갑게 변하고, 눈은 나쁘고 추한 것만을 보게 된다.

두 번째 이야기는 주인공이자 친구인 소년 카이와 소녀 게르다의 이야기다. 여왕의 유리조각이 카이에 눈에 들어가고, 눈의 여왕이 등장해 카이에게 키스를 해 준다. 그리고 모든 것을 잊도록 한 후 먼 북쪽 나라 여왕의 궁전으로 데려간다. 카이는 심장과 눈에 들어간 트롤의 거울 때문에 거기서 사는 것에 만족한다.

사람들은 카이가 죽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게르다는 카이를 찾으러 길을 떠난다. 게르다는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과 모든 동물들에게 카이의 행방을 물어본다. 게르다의 빨간 구두를 선물로 받은 강은 카이가 물에 빠져 죽지 않았다고 알려준다.

도중 게르다는 장미 노파를 만나고, 노파는 게르다와 함께 살고 싶었기 때문에 마법을 부려 가족들과 카이를 잊게 만든다. 또한 장미를 보면 겔르가 집과 카이를 떠올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마법을 부려 장미 덤불을 사라지게 만든다.

그러나 게르다가 따뜻한 눈물 때문에 장미덤불은 다시 깨어나고, 카이는 죽지 않았다고 알려준다.

게르다는 자전거를 타고 홀로 헤매는 까마귀를 만나고, 순록도 만나고 산적 떼도 만나지만 결국 카이가 가있는 라플란드로 가는 길을 알게 되고 게르다는 눈의 여왕의 성에 도착한다.

게르다가 눈의 여왕의 궁전에 도착했을 때, 궁전을 지키는 눈송이가 가로막는다. 그러나 게르다는 기도를 함으로써 성안에 들어갈 수 있게 된다.

게르다는 여왕의 왕자라는 카이와 똑 같이 생긴 소년을 만난다.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을 못하는 카이의 꽃 면류관을 벗겨주고, 게르다는 따뜻한 눈물로 카이의 심장에 박혀있던 거울 조각을 녹도록 만든다. 카이도 눈물을 흘리고 눈에 들어갔던 유리조각이 빠져나온다. 카이가 정신을 차리니 게르다는 카이에게 키스를 한다. 카이는 다시 기운차고 건강한 소년이 된다. 게르다의 사랑의 힘이 카이를 구해낸다.

카이와 게르다는 눈의 여왕의 궁전을 떠나 그들을 도와주었던 까마귀, 순록과 산적 떼, 그리고 장미 할머니와 다시 만난다. 모두 기뻐하며 노래 부르고 춤을 추는 장면에서 연극은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 속에 끝이 난다.

김하영이 눈의 여왕, 서혜주와 김수빈이 게르다, 이승복과 이현준이 카이, 권혜원이 장미, 김정은이 참나리, 이승훈이 까마귀, 오동규가 순록, 박혜윤이 요술쟁이 노파, 김세연이 민들레로 출연해, 출연자 전원의 성격설정과 연기 그리고 춤과 노래로 어린이는 물론 동반한 선생님과 부모까지 환호와 갈채를 보낸다.

무대 김경수, 조명 조민곤, 기획 노심동, 홍보 전소현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연희단거리패의 이윤택 예술감독,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원작, 김지현 작곡, 박소연 안무, 이채경 연출의 <눈의 여왕>을 유럽은 물론 세계시장에 내놓아도 좋을 예술성, 작품성, 대중성을 겸비한 걸작 공연물로 탄생시켰다.

8, 국립창극단의 김성녀 예술감독, 배삼식 극본, 안숙선 작창, 옹켕센 연출의 <트로이의 여인들>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국립창극단의 김성녀 예술감독, 배삼식 극본, 안숙선 작창, 옹켕센(Ongkensen) 연출의 <트로이의 여인들(The Trojan Women)>을 관람했다.

김성녀(1950~ )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배우이자 대학 교수이며 국악인이다. 마당놀이극의 대모로 유명한 그녀는 1969년 뮤지컬배우 첫 데뷔하였고 1976년 극단 민예극장에 적을 두어 연극배우 데뷔하였다.

1976년 극단 민예극장 입단, 1978년 국립창극단 입단, 1981년 국립극단에 입단하여 활발한 활동을 하였다. 1986년 극단 미추에 입단하여 이 극단의 배우로 활동하였다. 김종엽, 윤문식 등과 함께 마당놀이극에 출연하였다. 어머니는 판소리 보유자 박옥진 명창이고, 동생은 안무가 김성일이고, 배우자는 연극배우 겸 연극연출가 손진책이고, 딸은 뮤지컬 배우 손지원이다.

1988년 KBS1 '토지'와 1990년 KBS1 '서울뚝배기' 1996년 KBS2 '아내가 있는 풍경' 등에 출연하였고, “MBC 마당놀이 놀부전”과 “한네의 승천”, “멕베드”, “죽음의 소녀”, “남사당의 하늘”등에도 출연하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TV 드라마, TV 마당놀이, 연극 등을 넘나들며 활동하였다. 또한 그녀는 신앙심이 두터운 불교 신자로서 수많은 찬불가를 불러서 가수로 활약하기도 하였다.

뒤늦게 대학에 진학하여 1990년 단국대학교 국악학과를 졸업했으며 뒤이어 1995년 중앙대학교 대학원 음악학과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 중앙대학교 국악대학 과정이 설립되면서 교수로 영입이 되었다. 2005년 중앙대학교 국악대학 음악극과 학과장을 거쳐 2007년 3월 제5대 국악대학장에 취임하였고, 음악극 전공의 교수로서 학장, 대학원장을 겸임하였다.

김성녀의 배우 인생은 천막 극장에서 시작됐다. 여성국극 스타였던 박옥진 명창의 딸로 태어나 다섯 살부터 천막 극장 무대에 올랐다. 의상 바구니에서 잠을 잤고 무대가 놀이터였다. 김성녀 예술감독은 "유랑극단 시절 무대를 세우고 허무는 것을 보면서 매캐한 극장 먼지를 먹고 자랐다.

엄마는 '예인(藝人)은 고생길이니 넌 절대 하지 마라, 차라리 너는 학교 선생님이 되라'고 하셨는데 지금 둘 다 하는 셈이다"라고 과거를 회상하였다. 제20회 이해랑 연극상을 수상했다.

연출가 손진책(남편)이 연출한 《벽 속의 요정》에서는 혼자 32개 역할을 연기한다.

배삼식(1970~) 작가는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인류학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 전문사 출신이다. 1998년 <하얀 동그라미 이야기>를 시작으로 번역극과 창작극의 영역을 넘나들면서 정극과 마당놀이, 음악극 등을 집필 공연하고, <열하일기만보>로 동아연극상 희곡상과 대산문학상,

<먼데서 오는 여자>로 차범석 희곡상, <피맛골 연가>로 뮤지컬 어워즈 작곡작사상, 문화체육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하얀 앵두>로 대한민국 연극대상 작품상, 그리고 <거투르드>로 김상열 연극상 등을 수상한 앞날이 발전적으로 예측되는 작가다.

그는 <햄릿>을 바탕으로 특유의 상상력을 발휘한 창작극 <거트루드>의 극본은 물론 연출가로 정식 데뷔하여 그만의 섬세한 연출력을 펼쳐 보이기도 했다. 현재 동덕여자대학교와 중앙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1945> <열하일기 만보> <벽속의 요정> <허삼관 매혈기> <최승희> <오랑캐 여자 옹녀> <은세계> <주공행장> <착한사람 조양규> <하얀 앵두> <벌> <이른 봄 늦은 겨울> <삼월의 눈> <맨 프롬 어스> <최막심> <피맛골> <뮤지컬 도도> <단원 김홍도> 를 발표 공연했다.

싱가포르 극단의 예술감독이자 연출가 옹켕센(Ongkensen)은 창극의 본령인 판소리를 접목해 <트로이의 여인들>을 새롭고 독특한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옹켕센 연출은 국립극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한국 예술가들과 협업할 좋은 기회를 가지게 돼 영광"이라고 했다.

이어 "1998년에 한국에 처음 왔는데, 안숙선 선생님이 춘향을 연기하는 공연을 봤다. 당시 젊은 연출가였던 나는 언젠가 꼭 창극 작품을 연출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은 안숙선 명창이 작창을 맡고, 배삼식 작가가 에우리피데스의 '트로이의 여인들'과 장 폴 사르트르가 개작한 동명작품을 바탕으로 극본을 썼다. 작곡 및 음악감독은 정재일이 맡고, 중국 안무가 원후이도 참여했다.

트로이의 여인들(Τρωάδες, Trōades)은 에우리피데스(Euripides, 기원전 480년 이전~기원전 406년)가 트로이 전쟁을 다룬 삼부작의 세 번째 비극이다.

10년간의 그리스 연합군과의 전쟁에서 패한 후 트로이는 도시가 함락당하고, 그들의 남편들은 살해당하고, 다른 가족들은 노예로 팔려나간 이후에 트로이 여인들의 운명을 그린 창극이다.

창극은 도입에 객석 뒤로부터 내려오는 고혼의 창에서 시작된다. 그리스의 전령 탈티비우스(Talthybius)가 등장해 폐위당한 왕비 헤쿠바(Hecuba)에게 와서 그녀와 그녀의 아이들이 어떤 운명에 처하게 되었는지 전해준다. 헤쿠바는 그리스의 장군 오디세우스(Odysseus)에게 끌려갈 것이며, 그녀의 딸 카산드라(Cassandra)는 트로이를 정복한 장군 아가멤논(Agamemnon)의 첩이되기로 예정되었다고 한다.

과부가 된 공주 안드로마케(Andromache)는 아킬레우스의 아들 네오프톨레무스(Neoptolemus)의 첩이 되도록 결정되고, 그녀의 어린 아들 아스티아낙스(Astyanax)는 죽이기로 결정되었다고 알려준다. 그리스의 사령관들은 이 아이가 성장하여 아버지 헥토르(Hector)의 복수를 할 것을 두려워하고, 차라리 아스티아낙스를 죽여 버리는 것이 낫다고 결정한 사실도 전한다.

헬레네(Helen)는 그녀 로 인해 트로이전쟁이 발발했고.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Paris)를 따라 남편 메넬라오스(Menelaus)에게서 도망쳤기에 종전 후 사형이 선고되어 있지만, 헬레네는 그리스의 총사령관이자 그녀의 전남편인 메넬라오스에게 자신의 목숨을 살려줄 것을 빌고,

아폴로디테(Aphrodite) 여신의 뜻이었다며 신의 뜻을 따랐을 뿐이라며 간청한다. 메넬라오스는 그녀를 죽이기로 마음먹었었으나, 헬레네의 전설적인 미모로 인해 결국 죽이지 않고 그녀를 데리고 귀국한다.

대단원에서 탈티비우스는 왕세손 아스티아낙스의 작은 몸을 헥토르의 방패로 운반하여 다시 등장한다. 안드로마케의 마지막 소원은 그녀의 아이를 스스로 트로이의 적절한 종교적 의식에 따라 매장하는 것이었으나, 탈티비우스는 아스티아낙스의 유해를 헤쿠바에게 넘겨 준다.

헤쿠바는 다시 안드로마케에게 넘겨준다. 헤쿠바는 제우스를 비롯한 모든 신을 저주하며 울부짖는다. 대단원은 도입에서처럼 고혼의 창으로 마무리가 된다.

창극을 통해서 많은 트로이 여인들은 그들을 길러준 대지의 상실을 비탄해 하며 노래한다. 특히 트로이가 일생동안의 집이자 고향이었던 헤쿠바의 경우 그녀가 오디세우스의 노예로서 끌려가기 전까지 그녀의 고향 트로이가 불타고, 그녀의 남편, 아이들, 손자의 죽음을 단순하게 지켜볼 수 없는 나이든 여인으로서 비탄을 절창으로 표현한다.

독창과 합창 그리고 연주가 우리의 한과 뼈아픈 역사는 물론 대량학살사건 그리고 전쟁경험이 그리스 원작과 어우러져 국경을 뛰어넘는 공감대를 형성시키고 세계시장 어디에 내놓아도 절찬을 받을 명작공연물로 탄생시켰다.

무대는 배경 가까이 계단으로 오르는 단이 가로 놓이고, 중앙에는 여러 개의 기둥이 달린 터널형태의 조형물이 있다. 배경에는 부채를 펴 놓은 듯한 백색의 판에 영상이 투사가 되고, 터널에도 영상이 투사가 되면서 눈과 비, 불타오르는 영상, 그리고 화산의 폭발에 비교되는 구름의 영상 등이 투사된다.

오케스트라박스에는 현악기 타악기 신디사이저 등의 연주석이 마련되고, 출연자들은 백색의상과 회색의 군복에 붉은 색 견장을 달고 출연한다. 아기는 붉은색 보료에 싸여 등장하고 후에 방패에 올려 져 나온다. 조명의 변화가 극의 분위기를 변화시킨다. 배역에서 독특한 것은 절세의 미녀 헬레네 역을 남성이 대 역을 한다는 점이다.

김금미가 헤큐바, 이소연이 카산드라, 김지숙이 안드로마케, 김준수가 헬레네, 이광복이 탈튀비오스, 최호성이 메넬라오스, 고혼 유태평양 안숙선 등이 출연해 열창과 열연으로 관객으를 극에 몰입시키고 갈채를 이끌어 낸다. 특히 김금미의 헤큐바 역은 1품 명연으로 기억에 길이 남는다.

무대 조명희, 의상 김수홍, 조명 스콧 질린스키(Scott Zielinski), 영상 오스틴 스위처(Austin Switser), 음악감독 정재일, 안무 원후이(Wenhui), 기술감독 어경준, 조연출 박수혜 그레이스 로(Grace Low) 등 기술진의 기량과 열정이 어우러져, 국립창극단의 김성녀 예술감독, 배삼식 극본, 안숙선 작창, 옹켕센(Ongkensen) 연출의 <트로이의 여인들(The Trojan Women)>을 트로이 전쟁이 발발한 터키나 그리스에서는 물론 유럽각국에서의 공연을 권장할만한 한편의 명작창극으로 탄생시켰다.

9, 극단 플레이박스 시어터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김애자 김현희 각색, 김현희 연출의 <로미오와 줄리엣>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극단 플레이박스 시어터의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원작, 김애자 김현희 각색, 김현희 연출의 <로미오와 줄리엣(Romeo and Juliet)>을 관람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피지컬 드라마(physical drama)다. 언어극의 한계를 극복 내지 한 단계 높은 예술적 표현을 위해 무언극이나 무용극적 요소를 결합한 “융 복합 극”을 피지컬 드라마(physical drama), 또는 피지컬 시어터(physical theatre)라 부른다.

김현희 연출은 단국대학교 연극영화과와 러시아 기치스(러시아 국립 예술대학)에서 한국인 최초 움직임(Movement) 학위를 받은 現 성균관대학교 연기예술학과 학과장이다. 극단 플레이박스 시어터의 대표이기도 한 김현희 연출은 메이어 홀드의 생체역학과 리드미컬, 미하일 체홉의 심리적 제스쳐 등 배우의 신체성과 심리를 살린 움직임 공연과 융합 공연에 앞장서고 있다.

연출작으로는 <갈매기> <리턴 투 햄릿> <무덤 없는 주검> <오필리어의 그림자극장> <겨울 맥베스 살인의 추억> <여보, 나도 할 말 있어> <조카스타> <숲 귀신>, 뮤지컬 <스타가 될 거야> <올리버> <코러스 라인> <러시아 락 뮤지컬 아보스>, 안무 <제주 세계 섬 문화축제> <투 맨투>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움직임 <플라스틱 오렌지> <블랙홀> <파우스트여 키스하라> <마지막 연인> 그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하고 연극 <숲 귀신>에도 출연한 미녀 연출가다.

무대는 정면에 2m 높이의 단이 무대 좌우로 연결되고, 그 위로 창문이 나란히 달려 있다. 테라스 장면은 중앙에 같은 높이의 정사각의 단을 이동 배치해 사용하고, 사각의 단을 무대 하수 쪽으로 이동시키고, 그보다 낮은 단을 무대 중앙을 향해 층층이 배치해 결투장면에 사용하기도 한다.

상수 쪽에는 건물의 2층의 1부가 테라스처럼 돌출되어 있고, 문이 있어 등퇴장 로 구실을 한다. 상수 쪽에 침대를 놓아 침실로 사용하고 그 오른쪽에 등퇴장 로가 있다. 무대는 후반에 시체안치소로도 사용된다. 중간 막을 사용하고 거기에 영상을 투사해 날씨변화와 붉은 색상으로 주인공의 심경표현을 한다.

영상은 배경에도 투사되고 촛불을 켠 샹들리에, 구름 또는 수직으로 솟은 백색의 빛이 극 분위기를 창출시킨다. 원작에는 없는 흑색 착의의 영혼을 등장시켜 춤을 추듯 율동을 펼치고, 백색의상의 영혼 2인과 함께 춤을 추기도 한다.

연극은 도입에 닫혀있는 중간 막 앞에서 흑색 착의 영혼의 춤을 추고 곧이어 백색 착의 영혼 2인이 등장해 3인무를 펼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중간막이 오르면 정면 2층의 단 중앙에 영주가 서있고, 그 아래 캐플릿과 몬테규 가의 인물이 모두 출연해 대결하려는 듯 보이는 부동의 자세로 서있다.

양가의 적대감과 대결에 대한 영주의 질책이 원작의 줄거리대로 펼쳐지고, 곧바로 줄리엣의 생일잔치가 춤과 함께 시작된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춤이 시작되면서 두 사람은 마스크를 벗게 되고, 서로 상대를 보는 순간 큐핏의 사랑의 화살을 맞은 양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의 불꽃이 점화된다.

줄리엣의 사촌 오라비 티볼트가 마스크를 쓰고 나타난 청년이 몬테규가의 로미오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가해를 하려하지만 카플릿 가의 가장은 이를 제지한다. 줄리엣은 유모에게 자신이 첫눈에 반한 인물이 누구인지 알아보도록 부탁한다. 유모는 그 인물이 원수지간인 몬테규 가의 아들임을 알려준다.

파티가 끝나자 줄리엣은 태라스에 서서 로미오를 부르며 “왜 하필이면 몬테규 집안의 아들이냐”며 운명을 탓한다. 그 때 돌아간 줄 알았던 로미오가 등장을 하고 테라스로 올라가 줄리엣에게 다가가고 두 사람은 타오르듯 몸과 마음을 밀착시킨다. 유모의 도움으로 두 사람은 다음날 로렌스 신부 주례로 혼례를 치른다.

그러나 바로 그날 티볼트의 복수심이 로미오의 절친 머큐쇼를 죽이게 되고, 로미오는 자신의 절친 머큐쇼를 죽인 티볼트를 결국 결투 끝에 살해한다. 이 현장에 영주가 등장을 하고, 양가의 가장 앞에서 로미오는 추방당한다. 한편 캐플릿의 가장은 줄리엣을 백작 파리스와 결혼을 시키려 든다.

그러나 줄리엣이 받아들이지 않으니, 가장은 노발대발하고 줄리엣을 집에서 쫓아내려 한다. 로렌스 신부를 찾아가 줄리엣은 묘책을 얻고 귀가해 부친인 가장에게 파리스 백작과 정한 날에 결혼하겠노라 한다. 줄리엣의 부모가 기뻐하고 줄리엣은 자리에 누워 로렌스 신부가 준 수면제를 복용한다.

이튿날 줄리엣은 유모에 의해 시신인 것으로 알려지고 부모들의 낙담과 비통 속에 줄리엣은 시체 안치소로 옮겨진다. 빈 시체안치소에 로미오가 등장한다. 그리고 줄리엣의 차가운 시신을 발견한다. 로미오도 독약을 마시고 쓰러진다. 잠시 후 약기운이 사라진 줄리엣이 일어난다.

줄리엣은 로미오를 발견한다. 자신이 실제로 죽은 줄 알고 로미오가 자결한 것을 안 줄리엣은 비통해 하며 로미오의 단검을 뽑아 자신을 찌른다. 대단원은 도입에서처럼 몬테규와 캐플릿 가의 인물들이 모두 등장을 하고 양가의 끝없는 대결이 꽃보다 아름답고 보석처럼 귀한 젊은 두 남녀를 죽음으로 몰았다며 영주와 호통과 질책으로 이어진다. 중간 막 밖에서는 운명의 흑색 신과 백색신의 춤이 절정을 이루는 장면에서 공연은 마무리가 된다.

이해우와 권방혁이 로미오, 문가영과 김남주가 줄리엣, 송영학이 몬테규, 채국희가 몬테규 부인, 이성원이 캐플릿, 김로사가 캐플릿 부인, 이승철이 영주, 김선화가 유모, 문경태가 로렌스 신부, 김신형이 흑색 운명의 신, 이호준과 유정하가 머큐쇼, 임현준과 황근복이 벤볼리오, 김도현과 박현준이 티볼트,

박서진과 고다운이 로잘린, 이동원이 패리스, 김도엽, 허남준, 김재현, 구지은, 한지혜, 윤성주와 황이삭이 백색운명의 신, 이은희, 김연정, 김윤후, 윤여준 등 출연자 전원의 인물성격설정에서부터 호연과 열연 그리고 율동은 관객을 완전히 극 속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우레와 같은 갈채와 환호를 받는다.

연기지도 홍현우, 움직임 감독 김선권, 안무 김신형, 음악감독 성재현, 무대디자인 이유정 윤미연, 조명 영상디자인 신재희, 의상디자인 양재영, 음햐디자인 허민정 정의덕, 포스터디자인 천호삼, 홍보 기획 총괄 이동준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조하를 이루어,

극단 플레이박스 시어터의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원작, 김애자 김현희 각색, 김현희 연출의 <로미오와 줄리엣(Romeo and Juliet)>을 연출가와 출연자 그리고 스텝진의 기량이 드러나, 작품성, 예술성, 실험성, 대중성이 갖추어진 한편의 명작 피지컬 드라마(physical drama)로 탄생시켰다.

10, 극단 애플 씨어터의 안똔 체홉 작, 전 훈 번역 연출의 <세 자매>

아트 씨어터 문에서 극단 애플 씨어터의 안똔 체홉 작, 전 훈 번역 연출의 <세 자매>를 관람했다.

안똔 체홉(Анто́н Че́хов, Anton Chekhov,1860~1904)은 러시아의 의사, 소설가, 극작가이다. 1867년 고향에서 고대 그리스어를 가르치는 예비학교를 다닌 후, 1869년 고전 교육을 목표로 하는 타간로크 인문학교에 입학한다. 1879년 8년 과정으로 학교를 졸업함으로써 대학 진학 자격을 얻는다.

같은 해 10월 모스크바 대학의 의학과에 입학한다. 그러나 이 때부터 체홉은 의학공부를 하는 한편 타간로크에서 받는 장학금과 상트페테르부르크나 모스크바의 잡지에 유머 단편을 쓴다. 1887년 연극 이바노프의 첫 공연이 있기까지 체홉은 문학잡지 《귀뚜라미(Strekoza)》, 《파편(Oskolski)》, 《자명종(Budilnik)》, 《페테르부르크 신문》 등에 100줄에서 150줄로 한정된 짧은 단편과 수필을 썼다.

특히 1883년에는 《Oskolski》에 이주일마다 모스크바의 일상을 스케치하는 컬럼을 맡는다. 체홉의 글은 호평을 받았으며 대학을 졸업할 무렵에는 이미 신진 소설가로서의 명성이 높았다. 1883년 10월부터 의학 졸업시험 준비에 열중하여 다음해 9월 졸업을 했다. 그러나 23세 때 걸린 폐결핵이 체홉의 건강을 늘 위협해 11월에는 요양소에 입원하게 된다. 1884년에는 또한 첫 단편집 《멜포네네의 우화》가 출판된다.

톨스토이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체홉은 시베리아, 사할린 섬 여행을 계획하고 1890년 모스크바를 출발한다. 사할린 섬에 유배된 수인(囚人)들의 비참한 생활은 체홉의 마음에 강렬한 인상을 새긴다.

7개월 이상이나 걸려 모스크바에 다시 돌아와 1892년, 교외에 저택을 사서 양친·누이동생과 함께 살게 된다. 의사로서 이웃 농부들의 건강을 돌보거나 마을에 학교를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1899년,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얄타를 마주보는 크림 반도로 옮긴다.

1900년에는 러시아 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되나 스스로 사임하고 1904년에 체홉은 폐결핵으로 44년의 생애를 마친다.

체홉의 만년은 연극, 특히 모스크바 예술극단과의 유대가 강했고, 1901년에 결혼한 올리가 크니페르는 예술극단의 여배우다. 체홉 자신도 직접 무대에 서서 연기력을 발휘했다.

1887년에 집필한 <이바노프>는 모스크바 및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대성공을 거둔다. 기교적으로는 <프라토노프>보다 성공적이었고, 다음에 집필한 <숲의 정(精)>이 있고, 단막 <곰>(1888)과 <결혼신청>(1889) 등 뛰어난 희극을 발표 공연했다.

체홉의 명작은 1896년의 <갈매기>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바냐 아저씨>(1899), <세 자매>(1901), <벚꽃동산>(1903) 등은 모두 체호프의 대표작이다. 체홉의 작품은 모두 모스크바 예술극단이 공연했다. 그의 마지막 작품인 <벚꽃동산>은 체호프의 44세 생일에 초연되었다. <세 자매>나 <벚꽃동산>은 체홉의 사후 곧바로 이루러진 러시아 혁명을 예언한 것이라는 설도 있다.

전 훈은 서울生으로, 보성고와 동국대 연극영화과 졸업하고, 96년 러시아 모스크바 쉬옙낀 연극대 M.F.A.(연기실기석사)출신 연출가다. 1996년 희곡 <강택구>로 동서희곡문학 신인작가상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극단 애플씨어터 대표 겸 연출이고, 서울예대 연극과 출강중이다.

전훈은 21세기 초 한국의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연출가이자 작가로 체홉과 러시아 사실주의 연기법에 영향을 받은 희곡을 발표 공연했다.

초창기 작품인 <결혼전야>,<회상> 등은 러시아 유학시절에 발표 공연한 작품으로 그 시대 평범한 사람들이 어지러운 사회 속에서 인간성을 회복하려는 생활상이 잘 묘사되어 있다.

귀국해서는 <난타>, <도깨비 스톰>, <나에게 사랑은 없다> 등의 뮤지컬을 의뢰받아 집필하다가 극단 애플 씨어터를 창단하면서 자신의 작업에 몰두했다. 2000년 일반화와 편견이 가득찬 사회에 일침을 가한 <죽음의 토크쇼>를 발표해 시대적 고정관념과 편견을 깨뜨리는 통쾌한 희곡이라는 평을 받았다.

2004년, 전 훈 연출가는 안똔 체홉 4대 장막전’을 기획해 1년 동안 <벚꽃동산>, <바냐아저씨>, <갈매기>, <세자매>를 번역하고 연출해 공연기록을 출간했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한 명의 연출가가 1년 동안 안똔 체홉의 4대 장막을 모두 연출한 것은 최초였다. 안똔 체홉 서거 100주년을 기념한 일종의 트리뷰트(헌정) 기획 공연이었다. 이 공연으로 전 훈은 동아연극상 연출상과 작품상을 수상했다.

무대는 백색으로 이루어지고, 상수 쪽의 벽면은 극장 출구를 향해 비스듬하게 경사가 지도록 조성되고, 벽에 커다란 창이 있어 그 내부에 식탁이 있어 식당으로 설정이 된다. 하수 쪽 벽에는 건반악기가 놓이고, 낮은 탁자가 보인다. 하수 쪽에 두 개의 등퇴장 로가 있고 정면 벽 오른 쪽과 객석 출입구도 등퇴장 로로 사용된다.

긴 꽃병 형태의 조형물에 나뭇가지 같은 굵은 선이 꽂히고, 푹신해 뵈는 의자와 긴 안락의자가 배치되었다. 2부에서는 상수 쪽 벽면을 무대 안쪽으로 비스듬하게 쓰러뜨려 정원이 내려다보이는 위층으로 보이도록 조성하고, 상수 쪽에는 긴 안락의자, 하수 쪽에는 침대 두 개를 배치해 자매의 침실로 연출된다.

3부에서는 경사진 벽면을 뒤집어 바닥에 깔아 저택의 화단으로 설정을 하고 대단원까지 사용된다. 작은 만도린 형태의 악기와 건반 악기를 사용하고, 러시아풍의 생일축가를 부르고 행진곡이 배경음악으로 들려나온다. 출연자 각자에 맞도록 의상에 공을 들인 것이 기억에 남는다.

연극은 춥고 메마른 러시아의 외딴 소도시에서 시작한다. 이곳에는 군 여단장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이주한 세 자매와 그들의 오빠가 살고 있다. 세 자매는 교사인 첫째 올가, 교사인 남편을 두고 있는 둘째 마샤와 이제 갓 스물이 된 꿈 많고 귀여운 아가씨 이리나이다. 연극은 도입에 막내 이리나의 생일 파티로부터 시작된다.

이날은 일 년 전에 돌아가신 군 부대장 아버지의 기일로 설정이 된다. 세 자매는 아버지가 살아 계셨던 고향ㅡ모스크바의 행복했던 날들을 그리워하며, 아버지가 살아 계셨을 때와 비교하고, 가까운 방문객인 군인들과 친할아버지 같은 군의관과 함께 막내의 생일잔치를 벌인다.

세 자매 올가, 마샤, 이리나는 모스크바에서 자란 교양 있는 여성들이지만 아버지의 이직으로 지방 도시로 온 후로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항상 모스크바를 동경한다. 군의관인 체부뜨긴은 세 자매의 어머니를 처녀시절부터 연모한 까닭으로 이 집을 자주 방문해 세 딸들의 모습에서 자신의 첫사랑을 떠올린다.

세 자매는 체부뜨긴을 친 할아버지처럼 대한다. 또한 늙은 하녀이자 유모는 이집에서 젊음을 다 흘려보낸 인물이라 세 딸은 유모를 따뜻하게 대한다. 그러나 세 딸과는 달리 유모는 오라비의 부인 나타샤로부터 냉대를 당한다.

세 자매 중 맏딸인 올가는 현실을 외면하고 싶으면서도 책임감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드러내지 않고, 마샤는 남편이 있지만 비록 나이가 들었어도 매력적인 미남인 포병대장 베르쉬닌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두 사람은 첫 대면부터 눈에서 사랑의 불꽃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막내 이리나는 모스크바에 가고 싶은 마음에 사랑하지 않는 뚜젠바흐와 약혼을 하지만, 이리나를 남몰래 사랑하는 살로뉴이가 뚜젠바흐에게 결투를 신청 한다.

세 자매의 오라비인 안드레이는 모두의 기대를 저버리고 속물스러운 부인 나따샤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지만 이 집에서 늙은 하인은 그를 하늘처럼 떠받들며 온갖 시중을 다 든다. 이윽고 마을에서 군대가 떠나면서 마샤와 열정적인 사랑을 나누던 베르쉬닌은 가족에게 돌아가고,

이리나의 약혼자는 뚜젠바흐는 이리나와 모스크바로 출발 직전에 결투로 살로뉴이의 총에 맞아 사망한다. 세 자매는 사랑과 꿈을 모두 상실한 듯 보인다. 그러나 대단원에서 세 자매는 다시 새 삶을 향한 의지를 드러내며 떠나가는 군대의 행진곡에 맞춰 가슴을 활짝 펴고 창창한 앞날을 향해 전진하는 모습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우지혜가 올가, 임윤비가 마샤, 천현진이 이리나, 지민규가 오라비, 이민지가 오라비의 부인, 유태균과 김병춘이 노 군의관, 조 환이 마샤의 남편, 진남수가 마샤의 사랑하는 군 장교, 이유청과 이재혁이 살료느이, 김예준이 이리나의 약혼자 뚜젠바흐, 서강석이 훼도띠끄 소위, 조용진이 로제 소위, 조경미와 장희수가 노 유모, 최대웅과 김원경이 노 하인 등 출연자 전원의 인물성격설정에서부터 감정표현은 물론 호연과 열연은 극을 고품격 고수준의 연극으로 이끌어 간다.

주관 안똔 체홉 학회, 후원 안똔 체홉 클래식 씨어터, 무대디자인 Dmitree J H, 작곡 김대환, 사운드 디자인 Nikita Project, 조명디자인 Team 3XL, 의상 디자인 Vignette, 안무 장민호, 온라인프로듀서 장진웅, 일러스트디자인 Leshwii@gmail.com, 홍보 실버샌드위치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기량이 하나가 되어, 극단 애플 씨어터의 안똔 체홉 작, 전 훈 번역 연출의 <세 자매>를 연출가와 연기자 그리고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기량이 조화를 이룬 한편의 명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글] 아티스트에디터 박정기(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박정기 | pjg5134@munhw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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