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뮤지컬 '시스터액트'가 오는 21일 종연을 앞두고 있다.

뮤지컬 '시스터액트'는 1970년대를 배경으로 최고의 디바를 꿈꾸지만 아직은 성공하지 못한 클럽 가수인 들로리스가 우연히 클럽 주인이자 남자친구인 커티스의 살인 장면을 목격한 뒤 증인 보호를 위해 수녀원에 들어가게 된 사건을 그린 작품이다.

그녀는 딱딱한 수녀원 생활을 견디기 힘들어하지만, 합창단 활동을 통해 수녀들과 교감하며 점점 마음의 문을 연다. 하지만 최신 디스코 댄스를 접목한 합창단이 너무 유명해진 탓에 커티스에게도 그녀의 위치가 알려지게 된다. 이윽고 쳐들어온 커티스와 마주한 죽음의 위기에서 수녀들의 도움과 그녀를 흠모해온 경찰 에디의 활약으로 위기를 벗어나게 되고 처음과 달리 수녀원에서 마음의 행복을 찾게 된다.

 

뮤지컬 '시스터액트'는 차별과 혐오가 만연한 한국 사회에 무거운 메시지를 경쾌하게 던질 수 있는 작품이다. 흑인, 중년, 노년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이기도 하고 뮤지컬 배우 김소향이 역대 최초 동양인 메리 로버트 견습 수녀 역을 맡은 점에서 작품 외적으로도 의미를 지닌다.

최근 한국 뮤지컬계에서 여성 중심 작품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한 반면, 대중성을 아우르며 의미있는 흥행까지 연결되지 못했던 점에서 뮤지컬 '시스터액트'는 '시카고', '레베카' 등과 함께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여성 주연 작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외에도 작품 내적으로도 주목할 만한 요소들이 많이 들어있다. 단순한 자유가 아니라 그동안의 선택과 지금 역시 소중함을 통해 스스로가 삶의 주인공이 되는 메리 로버트 견습 수녀의 서브 플롯을 비롯해 '안전한 벽' 안에 갇힌 채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수녀들에게 '목소리를 내는 법'을 알려주는 합창의 과정이 그렇다. 어떤 진보적인 메시지를 내기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서사의 흐름 속에 무거운 메시지를 담아낸 것이다. 작품 곳곳에 녹아든 종교 유머도 작품이 지나치게 신성시 되는 것을 막고 가벼운 웃음과 함께 사람이 우선임을 가르치는 메시지와 함께한다.

 

음악 역시 영화의 명곡을 기대한 관객들을 좋은 의미로 배신한다. 작품 전체에 흥이 넘치는 디스코 음악을 기반으로 가스펠, 블루스 등 다양한 장르가 매끄럽게 뒤섞인다. 김소향의 폭발적인 고음과 감정 표현을 느낄 수 있는 'Sunday Morning Fever', 'The Life I Never Led' 등의 곡은 이 공연이 가기 전에 꼭 들어야 할 노래로 손꼽힌다. 영상으로도 만날 수 있지만 작품의 잘짜인 서사와 결합될 때 진정 큰 위력을 발휘하기에 공연 전체를 보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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