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아띠에터 칼럼그룹] 본격적인 휴가철로 접어들기 바로 직전의, 멀리 가긴 애매하고 집에만 있자니 덥기만 한 7월이다. 이럴 때는 더운 야외를 살짝 피하고 박물관에서 전시회를 감상한 후 산책을 하는, 부담스럽지 않은 하루 짜리 나들이는 어떨까?

필자가 찾은 예술의 전당은 퓰리처 상 사진전, 에드바르드 뭉크전 등 최근 화제가 되는 전시회들이 가득 열리고 있어 이를 기다리는 관람객들로 쉴새없이 북적이고 있었다.

   
▲ ⓒ 퓰리처상 사진전 공식홈페이지

그 중 요즘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퓰리처상 사진전'과 '20세기 위대한 화가들 展'을 관람하기로 결정하고 우선 줄이 길었던 퓰리처 상 사진전 입장 대기 줄에서 대기를 하였으나 생각외로 빠르게 퓰리처 상 사진전을 감상할 수 있었다. 1940년대부터 가장 최근 수상작에 이르기까지 시간순으로 가지런히 정렬된 수많은 역사와 사람의 흔적들은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은, 그대로의 역사, 찰나의 순간들을 보여주며 관람객을 그때의 장면으로 끌어들이는 느낌이었다.

정치, 문화, 사건 사고와 전쟁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느끼며 반세기가 넘는 시간 속을 여행하고 나니 마지막 전시실에서는 6.25 당시 끊어진 대동강 철교 사진으로 퓰리처 상을 수상했던 맥스 데스포의 한국전쟁 특별전이 이어지고 있었다. '20세기 위대한 화가들 展'까지 이어서 관람할 계획이었는데 다행히도 전시는 8시 까지라 7시까지 입장이 가능했다. 필자처럼 오히려 늦은 시간에 올 경우 여유있게 관람할 수도 있다는 사실도 알아두면 유용하겠다.

   
▲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풀밭에 두 여인, 47 x 56.5㎝, 캔버스에 유채, 1910 ⓒ 예술의 전당

전시회장 입구에서 인상파의 회화와 함께 시작한 20세기의 미술 작품들은 르누아르와 모네, 마티스와 마르크 샤갈, 파블로 피카소를 지나 살바도르 다리와 르네 마그리트, 미국의 샘 프란시스 등 수많은 아티스트들의 작품들이 각자의 아우라를 내뿜고 있어 집중해서 보다 보면 머리가 아플 정도였다. 팝 아트와 누보 레알리즘, 최근의 스트리트 미술까지.. 특히 이번 전시회 홍보 문구에서 소개되었던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가 중 하나인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은 강렬한 에너지가 뿜어나오는 느낌이었다. 유머러스했던 뱅크시의 작품을 끝으로 전시회장을 걸어나오니, 한꺼번에 너무나도 많은 작가와 작품을 경험했던 탓인지 잠시 머리가 어지럽기도 하였다.

   
▲ 데미안 허스트, 해골, 종이에 아크릴, 71.1 x 50.8㎝, 2009 ⓒ 예술의 전당

다양하고 많은 예술작품들을 감상하는 것을 그렇게 만만하게 생각하진 않았지만 끝에는 두통까지 올 만큼 많은 정보를 눈으로 받아들이며 서너 시간 동안 내내 걷는 것이 물론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하지만, 실내에서 할 수 있는 문화 여가활동으로 이만한 것이 또 있으랴는 생각이 보람과 함께 뿌듯함으로 밀려왔다.

다음에는 '에드바르드 뭉크' 전시회와 '안나 질리' 전시회를 보러 갈 작정이다. 쾌적한 박물관에서 쉴 새 없이 걸어다니며 내 머리에 문화적 두통을 선사하는 일은 참으로 자극적이니까.

20세기 회화, 조각, 콜라주에서 미디어까지 현대 미술사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20세기 위대한 화가들 展'을 6월 27일부터 9월 17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에서, 순간의 역사와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퓰리처 상 사진전'은 6월 24일부터 9월 14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 미술관에서 열린다.

[글] 아띠에터 박효비 artieto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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