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문화 人] 강은비 "안티와 악플, 연예인의 숙명과도 같다" ① (단독인터뷰)에서 이어집니다.

올해 데뷔한 지 10년도 훨씬 넘은 것으로 안다. 그동안 당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악플로 많이 피해를 입어온 것 같다.
└ 초·중학교 때부터 한국무용을 전공하면서 학교수업보다는 대회를 많이 나갔다. 그 때문에 학교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 그리고 무용한다는 이유로 두발규정에서도 자유로웠기에 남들과 다른 모습 때문에 이질감이 들어 잘 어울리지도 못했고, 어울리는 법도 몰랐다.

그게 연예인이 되어서도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했던 것 같다. 누구 때문에 안티가 생겼다기보단 나의 모습이 내숭이나 가식적으로 보였을 것이고, 게다가 인기 많은 사람 옆에 있던 게 더욱 주목받았다. 그때는 누군가를 미워하기도 했고, 극단적인 생각까지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가족이 옆에 있어 다잡을 수 있었고, 지금 돌이켜보면 나의 행동 또한 미숙했던 점도 있었다. 대중에게 제대로 다가가지 못했다.

고생을 많이 해서 그런지, 2012년에 '송은채'라는 이름으로 바꾼 것도 그 때문인가?
└ 데뷔했던 소속사 이사님이 새 소속사를 설립하셨고, 새롭게 시작해보자는 의미에서 송은채라는 이름을 사용하자고 제안하셨다. 나 또한 흔쾌히 응했다. 그분은 최대한 도와주고자 애쓰셨으나, 아쉽게도 생각보단 잘 풀리지 않았다. 계약이 만료되어 현재는 각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소속사를 나오면서 나는 이 송은채라는 이름은 내려놓고 가겠다고 말했다.

사실 나는 '강은비'라는 이름이 매우 좋다. 나를 알릴 수 있었던 이름이자, 많은 사람이 나를 다 강은비로 알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강은비로 살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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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연예인으로 살지 않았다면, 어떤 직업을 하고 싶었는가?
└ 음, 승무원이나 여행작가? 아니면 해외를 돌아다니며 게스트하우스 직원으로 일했을 것 같다. 현재 사람 많은 곳에 나가는 걸 두려워하고 있지만, 그래도 사람이 그리운 것 같다. 여행도 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고 싶다. 아직 사람이 좋다.

2005년에 영화 '몽정기2'로 데뷔한 이후, 드라마나 시트콤, 예능 프로그램 등 다방면에 출연한 데 이어 음반까지 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만큼 많은 재능을 뽐내고 있는데, 12년 연예생활을 되돌아 봤을 때, 본인 스스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게 있다면?
└ 당연히 데뷔작인 '몽정기2'다. 지금 생각해도 그때는 정말 꿈만 같았다. 많은 분이 모르지만, '몽정기2'가 대작이었다. 전작인 '몽정기'가 흥행했고, 그 때문에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 총 49회차 촬영했다.

많은 이들이 '몽정기2'가 흥행실패라고 말들 하곤 하는데, 2005년 당시 100만 명 이상 누적 관객을 기록했다. 게다가 같은 시기에 개봉했던 영화를 누르고 그 주 박스오피스 1위까지 차지했다. 지금 숫자로 생각하면 100만 명이면 흥행에 실패했을 것으로 생각할 텐데, 그때와 지금은 확연히 다르다.

'몽정기2' 덕분에 CF 광고도 무려 3편도 찍었고, 영화 홍보차 예능 프로그램에도 나갈 수 있었다. 그래서 '몽정기2'는 나에게 꿈같은 기억이었다. (웃음)

당신이 현재 아프리카TV에서 방송하는 모습을 보면 매우 행복한 표정을 짓는 것처럼 보인다.
└ '몽정기2' 때와는 다른 즐거움인 것 같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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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인터넷 방송에 열심히 하는데, 몸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 방송을 처음 참여하기 전에는 수면제를 먹어야 겨우 잠들 수 있었는데, 다행히 지금은 수면제를 끊었다. 그렇다고 아직 쉽게 잠드는 건 아니지만, 많은 일을 하다가 피곤해지면 잠이 잘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수면제 등에 더는 의존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발전이다.

아프리카TV가 강은비 당신에게 있어 제법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 많은 이들이 오해하는 게, 아프리카TV 하면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방송'으로만 생각한다. 게다가 플랫폼 자체가 실시간으로 후원받는 체계이기에 돈과 관련해서도 오해하는 분들도 제법 많다. 그런 편견들로부터 조금씩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는 방송인이 되는 게 목표다. 그리고 나로 인해 내 방송에 출연한 끼 많은 게스트들이 더 잘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두 달이라는 짧은 방송기간에 팬들도 제법 생겼을 것 같다. 그 중 기억에 남는 팬들이 있다면?
└ 재밌는 게, 내가 시청자 닉네임을 상당히 잘 외우는 편이라 대부분 기억하고 있으며, 그들 모두 고맙게 느끼고 있다. 그중에서도, 내가 어떤 작품에 나왔는지 알고 있고 잘 봤다고 말해주는 이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왜냐하면, 나의 작품을 언급해준다는 자체가 고맙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현재 아프리카TV BJ로 시청자들과 소통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배우로서 연기활동에 대한 열망도 남아있지 않은지?
└ 지금도 작품제의가 간간이 들어오고 있지만, 인터넷 방송을 하면서 연기까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란 너무나 힘들다. 연기를 포기하겠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당분간은 집착까진 하고 싶지 않다. 무조건 다음 작품을 참여하기 위해 조급하게 선택하기보단, 신중히 생각하고 싶다. '어우동: 주인 없는 꽃'을 찍으면서 연기력 논란까지 들었기에 연기를 더욱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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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TV를 방송하다보면, 매번 새로운 아이템과 콘텐츠가 필요할텐데, 이에 대한 고민이나 강박관념도 생길 것 같다.
└ 나의 방송을 보러 오는 시청자들이 못된 게, 나를 신입 취급하면서도, "연예인인데 콘텐츠가 왜 없냐"고 장난친다. (웃음) 예전에 보고 놀랐던 게, 국가대표 경험까지 있으신 이상윤 해설위원에게 '축알못'이라는 말까지 서슴없이 하더라. 축구전문가에게 축구를 모른다고 말하는 게 놀랍다.

현재 내가 주력하고 있는 콘텐츠가 있다면, 신인 아이돌이 출연하는 '단결★아이돌'이나, 알만한 분들을 초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는 '인생★밥집'이 있다. 그리고 현재 KBS2에서 방영 중인 '더 유닛'에 나오는 걸그룹 연습생 중 한 명을 시청자들과 함께 우승 후보로 만드는 콘텐츠를 기획 중이다. 방영일에 맞춰 매주 토요일마다 하려고 준비 중이다.

'원픽'은 이미 내가 정했지만, 춤이나 노래, 끼, 인성 등 모두 고려해 '여기서 묻히면 안 되겠다' 싶은 연습생을 주변 사람들과 상의를 거쳐 정했다. 아마 대부분 시청자도 좋아할 만한 사람이다.

얼마 전에, 시청자들이 나한테 왜 한국무용만 하고, 다른 여성 BJ처럼 춤을 안 추냐며, 아프리카TV에 발을 들여놓았으면 최소한 반응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한 번 시도했고, 모니터링을 하니까 나 자신도 못 봐주겠더라. 내가 나의 안티가 되고 싶더라. (웃음) 그 때문에 '언니쓰' 같은 걸그룹 프로젝트도 해보고 싶다. 하고 싶은 콘텐츠는 많은데, 몸이 하나라 따라주지 않는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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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한 명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대화하는 것 같다. (웃음) 앞으로 강은비의 행보에 대해서도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다. 혹시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가?
└ 지금 아프리카TV BJ로 활동하고 있지만, 축구 중계 하는 것도 관심 가지고 있다. 축구를 보는 것을 좋아해서 직접 축구 중계를 해보기 위해 시도해봤는데, 말로 전달하려는 게 참으로 어렵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중계하는 분들을 참고해 공부하고 있다. 그래서 나만의 스포츠 중계를 하고 싶다. (웃음) 워낙 축구도 관심이 많았다.

축구를 좋아한다는 건 처음 알았다. 그래서 축구팬으로서 하나 질문하겠다. 강은비가 가장 좋아하는 축구선수는 누구인가? (웃음)
└ 과거에 맨체스터 시티에서 뛰었지만, 지금은 AS로마에서 활약 중인 공격수 에딘 제코와 현재 맨체스터 시티에서 뛰고 있는 공격수 세르히오 아구에로다. (웃음)

그렇다면 국내 축구선수 중에서는 좋아하는 선수는 없는가?
└ 수많은 국내 선수들을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 꼽자면, 정조국·백지훈 선수를 가장 좋아한다. 과거엔 K리그도 직접 보러 경기장에도 갔는데, 앞서 말했듯이 경기장 또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 요즘엔 직접 가지 않고 대신 TV로 종종 시청하고 있다. 월드컵도 좋아하기 때문에 러시아 월드컵을 중계해보고 싶은 소망도 있긴 하다. (웃음)

syrano@mhnew.com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 Eagle.lee 
피디 : 임우진 
에디터 : 석재현 
포토 : 서정준 
한복 : 꼬레아노(COREANO) 
장소 : 핑크하우스, 댄디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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