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아카데미 시상식과 후보자 발표 하루 전엔 특별한 시상식과 후보자 발표가 진행됩니다. 한 해 최악의 영화를 뽑는 골든라즈베리가 그 주인공이죠.

한 가정집에서 집주인인 존 윌슨과 그의 동료들이 시작한 골든라즈베리가 어느덧 36회를 맞이했습니다. 이제는 핵심 구성원 20여 명, 미국 35개 주와 10개국 500여 명의 심사위원이 선정을 하는 세계적 시상식(?)으로 변모했습니다. 심지어 이들 중 몇몇은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심사도 한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라즈베리가 산딸기라는 뜻도 있지만, 혀를 입술 사이로 진동시키면서 내는 야유라는 뜻도 있기 때문인데요. 물론 시상식에 참석하는 배우나 스태프는 극히 일부입니다. 출연한 작품의 DVD를 가져오며 골든라즈베리 시상식에 참석한 후 보란 듯이 다음날 아카데미 트로피를 들어 올린 산드라 블록이 그 예라고 할 수 있죠.

올해의 후보작들은 그야말로 박빙입니다. 6부문에 후보에 오른 작품이 무려 4편입니다. '판타스틱 4',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주피터 어센딩', '폴 블라트: 몰 캅 2'이 최고의 불명예 후보들로 기록됐습니다. '픽셀'은 5부문 후보에 올랐는데, 남우조연상 후보에 2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들 영화는 '폴 블라트: 몰 캅 2'를 제외하고 모두 국내에서 상영됐습니다.

다시 리부트되어 새로운 마블 히어로 무비를 선보이려고 했으나 실패한 '판타스틱 4', 유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했으나 안타까운 연출로 끝이 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매트릭스' 시리즈 이후 큰 재미를 보고 있지 못한 워쇼스키 남매의 '주피터 어센딩', 그리고 게임 캐릭터들이 총출동했던 '픽셀'은 모두 국내에서 큰 성적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 최악의 커플상에 본인과 관련된 특징과 함께 지명된 조니 뎁(위)과 아담 샌들러(아래).

한편, 골든라즈베리는 기상천외한 선정으로도 유명합니다. 최악의 커플상을 보면 모든 '판타스틱 4' 멤버들을 지명했습니다. 여기에 사람의 신발을 신으면 그 사람으로 변한다는 소재의 '코블러'는 주연을 맡은 아담 샌들러와 그의 신발들, '모데카이'에선 조니 뎁과 그의 콧수염이 최악의 커플상 후보로 지명됐죠.

또한, 최악의 감독상에선 '판타스틱 4'의 조쉬 트랭크 감독뿐 아니라 할리우드의 실존하지 않는 인물 '앨런 스미시'가 동시에 지명됐습니다. '앨런 스미시'는 감독이 스스로 맘에 들지 않는 연출을 해서, 이름이 올라가는 것을 포기해 사용되는 익명입니다. 조쉬 트랭크 감독 말고도 다른 인물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골든라즈베리는 후보 공개를 하면서 드러냈습니다.

끝으로 만회상이 있습니다. 지난해 생겨난 상인데요. 2003년 영화 '데어데블'로 최악의 남우주연상을 받은 그는 '나를 찾아줘'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여 지난해 첫 번째 만회상의 수상 주인공이 됐습니다. 올해는 이번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크리드'로 남우조연상을 받은 실베스터 스탤론이 유력 수상후보입니다.

▲ 제36회 골든라즈베리 시상식 후보 지명 영상 ⓒ 골든라즈베리 공식 유튜브

■ 2016년 제36회 골든라즈베리 시상식 후보 목록

▶ 최악의 작품상 : '판타스틱 4',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주피터 어센딩', '폴 블라트: 몰 캅 2', '픽셀'

▶ 최악의 남우주연상 : 조니 뎁 '모데카이', 제이미 도넌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케빈 제임스 '폴 블라트: 몰 캅 2', 아담 샌들러 '코블러' & '픽셀', 채닝 테이텀 '주피터 어센딩'

▶ 최악의 여우주연상 : 캐서린 헤이글 '불륜녀 죽이기', 다코타 존슨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밀라 쿠니스 '주피터 어센딩', 제니퍼 로페즈 '더 보이 넥스트 도어', 기네스 팰트로 '모데카이'

▶ 최악의 남우조연상 : 체비 체이스 '핫 텁 타임머신 2' & '베케이션', 조시 게드 '픽셀' & '더 웨딩 링거', 케빈 제임스 '픽셀', 제이슨 리 '앨빈과 슈퍼밴드: 악동 어드벤처', 에디 레드메인 '주피터 어센딩'

▶ 최악의 여우조연상 : 칼리 쿠오코 '앨빈과 슈퍼밴드: 악동 어드벤처'(목소리) & '더 웨딩 링거', 루니 마라 '팬', 미셸 모나한 '픽셀', 줄리안 무어 '7번째 아들', 아만다 사이프리드 '러브 더 쿠퍼' & '팬'

▶ 최악의 속편상 : '앨빈과 슈퍼밴드: 악동 어드벤처', '판타스틱 4', '핫 텁 타임머신 2', '휴먼 센티피드 3', '폴 블라트: 몰 캅 2'

▶ 최악의 커플상 : '판타스틱 4' 멤버 '판타스틱 4', 조니 뎁 & 그의 접착된 콧수염 '모데카이', 제이미 도넌 & 다코다 존슨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케빈 제임스 & 그의 세그웨이 혹은 접착된 콧수염 '폴 블라트: 몰 캅 2', 아담 샌들러 & 구두들 '코블러'

▶ 최악의 감독상 : 앤디 픽맨 '폴 블라트: 몰 캅 2', 톰 식스 '휴먼 센티피드 3', 샘 테일러-존슨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조쉬 트랭크(그리고 알란 스미시?) '판타스틱 4', 라나 워쇼스키 & 앤디 워쇼스키 '주피터 어센딩

▶ 최악의 각본상 : 사이번 킨버그 & 제레미 슬레터 & 조쉬 트랭크 '판타스틱 4', 켈리 마르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라나 워쇼스키 & 앤디 워쇼스키 '주피터 어센딩', 닉 바케이 & 케빈 제임스 '폴 블라트: 몰 캅 2', 티모시 도우링 & 팀 헐리히 '픽셀'

▶ 만회상 : 엘리자베스 뱅크스('무비 43'으로 라즈베리 수상 → 다양한 영화 히트), M. 나이트 샤말란(다양한 라즈베리 후보 및 수상 → '더 비지트' 연출), 윌 스미스('애프터 어스' → 골든글로브 '컨커션' 후보 등), 실베스터 스탤론(올타임 라즈베리 수상 → 골든글로브 '크리드'로 남우조연상 수상 등)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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